마켓인사이트 5월14일 오후 3시35분

다음달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각이 추진되는 국내 7위 생명보험사 동양생명이 해외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2021년 도입되는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에 맞춰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켓인사이트] 매각 앞둔 동양생명도 해외 영구채 발행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오는 7월 말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들을 상대로 영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최근 노무라증권과 JP모간, UBS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발행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3억~5억달러(약 3200억~5400억원)로 예상된다.

영구채는 발행 회사 결정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지금까지 해외 시장에서 영구채를 찍은 보험사는 한화생명(10억달러) 교보생명(5억달러) 흥국생명(5억달러) 등 세 곳이다. KDB생명(2억달러)과 현대해상(5억달러)도 각각 이달과 7월을 목표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IFRS17 시행을 앞두고 지급여력(RBC) 비율을 높이기 위해 영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IFRS17이 적용되면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IB업계에선 동양생명(AA+)보다 국내 신용등급이 낮은 흥국생명(AA)이 지난해 11월 해외 영구채 발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투자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흥국생명은 당시 영구채 등급을 10개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Baa3’로 평가받고도 수요예측에서 7억달러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해외 채권시장 데뷔에 성공했다.

동양생명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총자산이 30조5934억원인 국내 7위 생보사다. 동양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1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보고펀드에 9000억원을 받고 동양생명을 매각했고, 보고펀드는 2015년 중국 안방보험에 1조1100억원에 경영권을 넘겼다. 최근 안방보험 경영권을 확보한 중국 정부는 동양생명을 매물로 다시 내놓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