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연일 국내 주식을 내다팔며 주가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의 여파로 위축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한국 주식 등 신흥국 ‘위험 자산’ 투자 수요가 줄어든다.

연일 주식 내다파는 외국인… 코스피 '2월 쇼크' 재연 공포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97포인트(0.40%) 내린 2464.14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 주문이 쏟아져 나오면서 오전 한때 2454선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 주식 438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난 20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액은 1조2231억원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대표 기술주가 약세를 보여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증시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2564억원, 81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두 회사 주가는 전날보다 2%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미국 국채 금리가 연 2.7%대에서 2.8%대로 급등한 지난 1월 말~2월 초에도 7거래일에 걸쳐 2조4577억원어치의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 여파로 코스피지수는 1주일 새 20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원·달러 환율도 저점을 찍고 오르는 추세여서 한국 주식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