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숨은 진주 찾아낼 '국민펀드' 64개 쏟아진다
펀드 투자금의 절반을 혁신·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5일 처음으로 선보인다. 54개 자산운용사가 64개 펀드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고, 초기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공모주를 30% 우선 배정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자산운용업계는 이달 말까지 3조원, 내년 말까지는 5조원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닥 벤처에 절반 투자

코스닥 벤처펀드는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 가운데 하나로 나왔다. 유망 벤처기업에 자금이 흘러들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전체 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비상장 기업 주식이나 상장사가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 신규 상장기업의 공모주, 벤처기업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여기에 포함된다. 여기서 말하는 벤처기업은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2조2항에 따라 기술성과 성장성이 높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받은 기업이다.

나머지 자산 중 35%는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지정이 해제된 후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기업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 코스닥시장에서 이 기준을 만족하는 종목은 577개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128조원으로 코스닥시장의 46%를 차지한다. 신라젠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펄어비스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벤처기업 투자금액 50%를 제외한 나머지는 운용사가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어떤 투자매력 갖췄나

코스닥 벤처펀드는 벤처기업 투자 비중을 강제하는 ‘채찍’과 소득공제, 공모주 우선배정이라는 ‘당근’을 함께 갖췄다. 이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는 투자금 10%에 대해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코스닥 공모주 가운데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신규 공모기업은 통상 적정 기업가치의 20~30%가량을 할인해 공모가를 산정한다. 그만큼 초기 주가 상승 여력이 높아 투자자에게 인기가 많다. 최인건 브레인자산운용 전무는 “하이일드 펀드는 공모주 10% 우선배정 혜택이 주어졌는데도 2014년 상품 출시 후 3개월 만에 가입금액이 1조원을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며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보고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벤처펀드를 개인이 성장성 높은 코스닥시장에 장기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법이라고 평가한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담당 임원은 “그간 개인들은 코스닥 종목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 없이 단기투자하는 경향이 강해 큰 손실을 낸 사례도 많았다”고 말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공모주 등 보다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쌓을 수 있는 강점을 갖췄기 때문에 개인이 코스닥시장에 접근할 만한 새로운 투자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상품별 차이점은

자산운용업계는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한 자금 절반을 어떻게 운용하느냐 △유망한 벤처기업 신주를 어떻게 골라내느냐에 따라 상품 간 성과가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모펀드 운용사들은 성장성이 높은 주식을 선별하는 ‘눈’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절대수익을 내세우는 헤지펀드(사모펀드) 매니저들과 달리 액티브 공모펀드 매니저들은 장기 성장성이 높은 주식을 선별하는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한성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벤처기업에는 바이오처럼 현재 실적보다 사업성 등 성장가능성을 분석해야 하는 회사가 많다”며 “2000년 정보기술(IT)거품에서 살아남아 대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처럼 성장성 높은 기업 주식을 선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운용사는 CB, BW 같은 메자닌 투자와 장외주식 투자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통상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성격인 CB와 BW를 펀드에 담는다.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또 신용평가사 두 곳에서 신용등급을 받은 채권만 담을 수 있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이런 규제가 없다.

위윤덕 DS자산운용 대표는 “장외주식, 메자닌 투자 노하우로 관련 자산을 15~20%가량 담고 주식 자산은 선물 매도 등으로 헤지(위험회피)해 안정적인 절대수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최소 가입금액은 통상 1억원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10억원) DS자산운용(5억원) 라임자산운용(3억원) 등 운용사에 따라 최소 가입금액이 다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