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에서 확장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보기술(IT)에서 소비재와 산업재로 옮겨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4일 ‘사이클을 따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이 확장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박성현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6년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도 국내 경기가 회복에서 확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알린 것”이라며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경기 단계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이 지난 15년간 경기 회복기와 확장기 업종별 주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회복 국면에서는 IT업종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점 시장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경기 회복 초기에 두드러진 성과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가 확장 시기로 접어들면 유통주를 중심으로 한 소비재와 조선·항공 등 산업재로 자금이 몰렸다. 경기 호조로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고 원자재 등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소비와 투자가 촉진돼 나타난 결과라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소비재 중에서는 유통과 자동차업종의 선전이 돋보였다. 산업재 중에서는 항공 및 해운주를 포함하는 운송업종뿐 아니라 조선업종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박 연구원은 “올해 IT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가 증시를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저평가돼 있는 조선과 운송, 자동차, 유통주가 유망하다”며 “경기 확장 기조가 보다 뚜렷해질 내년을 겨냥해 이들 종목을 분할 매수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