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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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10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급등하고 있다. 3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한 가운데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은 탄탄한 실적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정보기술(IT)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1000원(4.33%) 오른 26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268만2000원까지 올라 지난달 25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268만4000원)에 가깝게 상승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7.36%)는 장중 8만9000원까지 뛰어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이 오전 10시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9000주, 6만1000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13일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3분기 실적 시즌의 문을 여는 대장주 삼성전자에 주목하고 있다.

올 7월 2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감익(분기 기준) 전망과 달리 3분기에도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은 해당 사업부 이익 개선분이 IT모바일(IM)과 디스플레이(DP) 부문의 이익 감소를 만회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감익 우려에도 불구하고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0.3% 늘어난 14조1000억원으로 선방할 것"이라며 "IM과 소비자가전(CE), DP 부문 부진을 반도체 부문이 상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4조33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75.67% 증가한 수치다. 9월 초 14조430억원까지 감소했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반도체 업황 호조 기대와 함께 2분기 기록한 사상 최대 영업이익(14조665억원)을 훌쩍 웃도는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D램 및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이 증가하고 있지만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분이 공급을 상쇄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4분기에도 양호한 반도체 가격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서버 D램 메모리의 평균가격이 전월 대비 1.9% 상승했고, PC D램의 스팟 가격 프리미엄도 30%로 확대됐다"며 "4분기 D램 메모리 가격은 PC, 서버, 모바일 전 제품의 가격이 상승할 전망이고 낸드플래시 가격은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돌파하며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5조89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72.38% 늘어난 수치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황금연휴를 앞둔 지난달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고점을 350만원으로 한층 높였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올 4분기까지 최대 분기 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목표주가 350만원을 제시했다. 국내외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 돼 있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업황 호조 전망과 함께 최대 실적 행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7조9386억원, 3조82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87.07%, 영업이익의 경우 426.97% 증가한 수치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올 2분기(매출 6조6923억원·영업이익 3조507억원)보다 한층 우수한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란 분석과 함께 10만원대 목표주가가 줄을 잇고 있다.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원,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8.6%, 29.4% 증가한 7조9397억원과 3조9475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한 리레이팅(주가 재평가) 이야기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추석 연휴 기간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인텔 등 IT주들이 강세를 보인 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추석 연휴 기간 미국 증시에서 IT와 같이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한 기존 주도주의 역할이 강화됐다"며 "미국 IT업종 이익추정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심으로 IT업종 이익추정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석플러스]반도체株, 3분기 실적에 주가도 날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