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였던 우리기술투자가 최근 한 달 새 네 배 넘게 뛰었다가 25일 급락했다. 가상화폐 테마주로 묶여 여러 차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질주했던 우리기술투자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급제동이 걸렸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우리기술투자는 385원(12.60%) 내린 267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21.93%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지난 8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500~700원에 불과했던 이 종목은 8월25일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상화폐가 뭐길래… '동전주' 우리기술투자 한달 새 4배 '껑충'
이후 한 달간 별다른 조정 없이 질주하며 지난 22일엔 3000원대에 처음 진입했다. 거래량도 폭발했다. 최근 한 달간 거래량은 2500만 주로, 연초 이후 이날까지 연평균 거래량(368만 주)을 훨씬 웃돌았다.

우리기술투자의 급등요인으로는 최근 금융투자시장에서 핫이슈로 떠오른 가상화폐 관련 테마주로 묶인 게 꼽힌다. 우리기술투자가 7.65% 지분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스탁 운영사 두나무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를 밀어올렸다. 두나무 측은 “업비트는 기존 거래소에 비해 많은 110여 개 가상화폐를 다루고 거래 시스템도 속도를 높였다”며 “법적인 절차도 모두 받아놔 거래소 출범에 별다른 걸림돌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우리기술투자가 이처럼 단기 급등할 이유는 없다는 시각이 많다. 회사 측도 이런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우리기술투자에 지난달 30일과 이달 18일 두 차례 요구한 조회공시에 대해 우리기술투자는 모두 “현저한 주가 급등을 가져올 중요한 경영상 변동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우리기술투자 관계자는 “최근 주가 급등세를 회사도 주목하고 있다”며 “업비트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지금 뭐라고 얘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우리기술투자에 대한 투자열기가 진정되지 않자 두 차례 매매정지 조치를 단행하고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했다.

두나무는 10월 중 업비트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사전예약을 받는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발표가 난 이후 우리기술투자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주가를 끌어올린 호재가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나온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우리기술투자는 단기간에 주가가 과도하게 올라 추격매수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