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더 유입" vs "매도 전환 가능성 커져"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시가총액 점유율이 10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10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며 상승장을 이끈 데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 여부는 앞으로도 우리 증시의 큰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12일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와 코스닥 주식의 시가총액이 지난 11일 602조6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600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보유 주식이 전체 시총(1천770조3천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4.04%로 34%를 넘어섰다.

이 비율은 하루 뒤인 12일에는 34.09%로 소폭 높아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외국인의 시총 점유율이 34%대를 기록한 것은 2007년 6월 20일의 34.08%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시총 점유율은 2005년 10월까지도 39%대에 달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9년 5월 25%대까지 떨어졌고 그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2014년 7월 33%대로 올라섰다가 다시 2016년 1월 26%대까지 낮아지고서 반등해왔다.

최근 외국인의 시총 점유율 상승은 당연히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더 사들였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의 매수세가 본격화된 작년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대금은 무려 23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10조9천억원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의 올해 강세가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 덕분이라는 평까지 나올 정도다.

올해 들어 기관은 11조3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개인은 1조5천억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 여부는 앞으로도 국내 증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다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는 기업 실적의 개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배당성향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을 이유로 외국인 매수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이익 개선 측면에서 볼 때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고 배당성향 개선 등 기대감도 있어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원화 약세와 비IT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외국인의 매도세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대만과 인도 증시에서 이미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했다"며 "이런 기류가 아시아 전역으로 퍼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작년 1월 대만을 시작으로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매수를 본격화했기 때문에 특히 대만에서 불거진 외국인 매도세 전환은 눈길을 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