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 붙을 전망이다. 현 경영진의 교체를 골자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이 빠르면 오는 9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법원이 임시주총을 허가하면 경영권 다툼은 제2막에 들어서게 된다.

7일 리드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기존 경영진과 최대주주인 아스팩오일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아스팩오일은 지난 7월 디지파이홀딩스가 보유한 리드 지분 11.70%를 넘겨받아 최대주주가 됐다. 동시에 디지파이홀딩스가 지분 취득을 위해 이용한 주식담보대출도 승계받았다. 이후 리드의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로 아스팩오일의 보유지분은 7.87%로 감소했다.

기존 경영진은 디지파이홀딩스가 동의 없이 보유지분을 아스팩오일에 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디지파이홀딩스는 전기차 사업을 영위할 EV모터스에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었는데, 아스팩오일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자 일방적으로 매각했다는 것이다.

아스팩오일 측은 적법한 절차로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경영권 싸움은 6개월째 지속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 경영진 측인 리드의 2대 주주는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안건은 박동규 리드 회장을 포함한 아스팩오일 측의 경영진을 해임하고 기존 리드 경영진 및 EV모터스 측의 인사를 선임하는 내용이다. 소송과 관련한 심문일은 오는 9일이다.

지영천 EV모터스 대표는 "9일은 변론기일로 당일 또는 일주일 뒤인 16일에 주총 소집에 대한 허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임시주총의 결과에 따라 경영권을 되찾게 되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과 전기차 사업에 박차를 가해 경영 정상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V모터스는 리드 인수와 전기차 사업 진출을 위해 리드 전 경영진과 투자자들이 함께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임시주총이 허가되면 양측의 표대결이 예상된다. 지난 9월말 기준 최대주주인 아스팩오일의 지분은 7.87%(40만3400주), 임시주총을 요청한 2대 주주인 정영재씨의 지분은 7.60%(38만9474주)다. 양측 지분에 큰 차이가 없다.

때문에 아스팩오일의 유상증자 납입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스팩오일은 오는 15일 약 1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 납부를 예정하고 있다. 대금을 납부하면 리드 신주 86만여주를 받게 된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지만, 아스팩오일의 자금 사정상 유증 대금 납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스팩오일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40만여주도 모두 주식담보대출에 의해 담보로 잡혀있다"며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인데, 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팩오일은 현재까지 유증 대금 납입일을 네 차례 연기한 상태다.

아스팩오일 관계자는 "유상증자 납입일 연기는 내부 사정에 의한 것"이라며 "회사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리드를 인수했고, 현재 제품을 선적해서 내보내는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9일 열리는 재판이 회사 경영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지만 필요시에는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