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과 코오롱그룹의 합작사인 SKC코오롱PI는 자동차 항공기를 비롯해 각종 정보기술(IT) 부품에 널리 사용되는 폴리이미드(PI)필름 분야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21.90%) 업체다.

PI필름 시장이 세계적으로 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한 과점시장이고 성장성도 높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접거나 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인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바람이 불면서 유력한 수혜주 후보로도 꼽힌다.
SKC코오롱PI, 플렉시블 OLED 수혜주로 뜬다
◆성장성 ‘현실화’에 ‘온기’

27일 코스닥시장에서 SKC코오롱PI는 전날보다 5.0% 오른 1만2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월15일 저점(9300원)을 찍은 뒤 8개월 동안 35.48% 올랐다.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회사 측이 올 들어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하면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2008년 6월 SK그룹과 코오롱그룹이 손잡고 설립한 SKC코오롱PI는 양 그룹 화학 계열사인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분 27.03%씩을 나눠 갖고 있다. 올 8월부턴 경북 구미시에 새로 지은 연산 600t 규모 3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SKC코오롱PI의 PI필름 연간 생산능력은 2100t에서 2700t으로 증가했다. 생산에 들어간 지 두 달 만에 가동률이 90%를 넘어설 만큼 고객사들로부터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실적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SKC코오롱PI는 올 3분기에 사상 최대치인 41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꾸준히 늘고 있는 수출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 회사의 3분기 수출 규모는 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1% 증가했다. 핵심 해외 매출처인 중국의 수요가 늘고 있는 덕분이다. 이 회사는 중국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용 PI필름 시장의 55%, 방열시트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주요 고객이다.

부품 수요 성수기와 비수기 간 실적 격차도 줄였다. SKC코오롱PI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수기인 2분기와 4분기 실적이 1분기와 3분기에 크게 못 미쳤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매출(365억원)과 영업이익(74억원) 모두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오장석 SKC코오롱PI 경영기획팀장은 “중국 업체들을 상대로 한 판매가 늘면서 계절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낮아졌다”며 “앞으로도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플렉시블 OLED 수혜주 ‘부상’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플렉시블 OLED에 대한 설비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PI필름은 얇고 굴곡성이 뛰어난 소재다. 400도 이상의 고온과 전기저항이 전혀 없는 절대영도(영하 273도)에 근접한 극저온에서도 잘 견딘다. 이 같은 특성은 형태를 변화시켜야 하는 플렉시블 OLED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다.

SKC코오롱PI는 플렉시블 OLED와 관련해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용 PI필름, 하판 보호용 PI필름, 투명 PI필름 등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최근 투명 PI필름 투자에 뛰어들었다. 김병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르면 내년부터 플렉시블 OLED와 관련한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