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습니다.”

갤럭시노트7 글로벌 판매 중단 결정에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삼성의 단종 여부 결정, 미국당국의 조사 결과 등 변수가 많은 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상 추락, 브랜드 가치 하락 등 여파를 가늠하기조차 힘들어서다.

삼성전자는 11일 전날에 비해 8.04% 떨어진 154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0월24일(-13.76%) 이후 하루 최대 하락폭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만 3157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 치웠다.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영업이익(7조8000억원)과 삼성전자를 분할하는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지난 7일 사상 최고가(170만6000원)를 찍은 지 2거래일 만이다. 전날(-1.52%) 하락에 이은 급락으로 이틀 사이 시가총액 24조원이 증발했다.

‘발빠른 대응’으로 평가받았던 지난달 리콜 발표 때와는 달리 분위기가 급랭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배터리 제조사의 셀 제조 공정 문제로 결론을 내렸지만 교환된 새 제품에서도 발화 제보가 잇따랐다. 결국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채 서둘러 수습하려던 것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화와 관련된 미국 측 발표가 있기 전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없어 어떤 대처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7을 추가로 제조하고 판매하지 못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 손실이 올 4분기에만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스마트폰 판매에 미칠 영향과 중장기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인한 비용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차기 모델에 대한 품질관리 부담까지 더해 갈수록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