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액면분할을 마치고 증시에 재입성한 종목들의 주가가 거래 재개 첫날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쪼개면 오른다'는 공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한 것이다.

다만 액면분할을 거쳐 변경상장한 후보다 액면분할을 결정했다고 공시한 직후에 주가가 더 오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거래소가 올해 액면분할 후 변경 상장된 기업 17곳의 주가 상승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액면분할을 완료하고 거래가 재개된 날부터 이달 20일까지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0.41%였다.

반면 액면분할 결정 공시 이후부터 액면분할을 위해 거래가 정지될 때까지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21.11%에 달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액면분할 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 17일 이후 4거래일간 4.2% 하락했다. 그러나 앞서 지난 7일 액면분할을 결정한 뒤로는 장중 사상 최고가(294만3000원)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액면분할 공시 후 지난달 26일 거래가 정지될 때까지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3.01%였다.

신라섬유는 액면분할 공시 후의 주가 상승률(105.88%)이 가장 높았다. 반면 지난달 1일 액면분할을 완료한 뒤 이달 20일까지는 39.39% 급락했다. KNN(73.10%)의 상승률도 두드러졌으나 지난달 28일 이후 26.36% 하락하는 등 정작 액면분할 뒤에는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액면분할은 주식 액면가액을 일정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액면분할을 해도 시가총액은 같지만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주당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고가주는 액면분할을 하면 매매 문턱이 낮아지면서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쉬워져 거래량이 늘어나고,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액면분할을 한다고 해도 기업의 자본금이나 기업가치 등 펀더멘털(기초여건)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주가가 싸다'는 착시효과에 대해선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량 증가 등 액면분할 효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막연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지만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도리어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라운제과는 액면분할 효과에 자회사 해태제과식품의 급등세가 더해지면서, 액면분할 후 거래가 재개된 첫날인 지난 17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6%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