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 현물(골드바)로 사들이는 고액 자산가가 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안전 자산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서 금이 피난처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1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고액 자산가가 금에 투자하는 비중은 20%에 달했다. 부자 5명 중 1명은 금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령별로는 40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금을 활용한 투자에 나섰다.고액 자산가의 84%가 골드바 등 실물 형태를 보유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외에도 금 통장,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10%대로 금 투자에 활용됐다. 금 투자를 하고 있는 고액 자산가의 절반 이상은 향후 1년 이내에 추가로 사들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금 가격은 오름세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선물 가격은 2340.30달러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2거래일 소폭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만 12% 이상 뛰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 상승세는 이제 본격화됐다”며 “단기적인 금 가격 조정은 ‘장기 투자 비중 확대를 위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액 자산가들이 골드바를 선택하는 이유는 절세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골드바를 살 때는 부가세 10%와 매입량에 따라 5% 내외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다만 매매차익에는 비과세가 적용된다. 금 통장, 금 펀드, 금 ETF 등은 수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별도 등록 절차가 필요 없어 자녀에게 상속, 증여하는 데도 유리하다.이지효 기자
이달 들어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항공주가 반등하고 있다. 고환율·고유가 우려가 해소됨에 따라 실적 전망도 밝아지는 분위기다.10일 대한항공은 전날 대비 0.46% 오른 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6일 2만원 밑으로 떨어졌다가 이날까지 10.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7.38%)을 비롯해 에어부산(17.95%) 진에어(7.15%) 티웨이항공(6.62%) 제주항공(5.12%) 등 항공주 대부분이 반등했다.항공주는 올해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맥을 못 췄다. 원·달러 환율 급등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원·달러 환율은 역대 네 번째로 장중 1400원을 돌파했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최대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항공사는 매출 원가의 30%를 항공유 결제에 쓰고, 항공기 리스료도 달러로 내기 때문에 변동성에 취약한 경향이 있다.이 같은 우려에도 항공사들은 지난 1분기 호실적을 냈다. 여객 수요 늘어난 덕분이다. 국토교통부 집계 기준 1분기 국내 항공사 여객은 2253만8075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분기의 96% 수준까지 회복했다.대한항공은 지난 8일 별도 기준 1분기 매출 3조8225억원, 영업이익 43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0%, 5% 증가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 개선세는 더 크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매출이 각각 28%, 18% 올랐고 진에어는 영업이익이 16% 증가했다.증권가에선 전통적 비수기인 2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달 징검다리 연휴가 두 차례 있고, 자그레브(티웨이항공)·미야코지마(진에어) 등 LCC의 신규 취항이 여행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
KB금융이 네이버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위에 진입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대표 수혜주로 꼽히며 올 들어 주가가 46% 넘게 올랐다.10일 KB금융은 전일 대비 3.52% 오른 7만9300원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8만원을 넘어 8만13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KB금융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1조9984억원으로 네이버(30조6303억원)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10위에 입성했다.KB금융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연초 이후 이날까지 46.5% 급등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전 KB금융의 최고가는 6만8600원이었다.KB금융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호응해 배당 정책을 개선한 점도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지난 4월 금융사 최초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균등배당’을 도입했다. 주당 현금 배당은 배당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해 분기당 3000억원, 연간 1조2000억원 수준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최근 해외 투자자의 미팅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이루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배태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