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지난 4분기 또 다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추가손실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실적 개선을 확언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조5051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12조9743억원으로 22.7% 감소했다. 4분기 영업손실은 9733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였던 영업손실 2030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공정지연, 원가상승 등으로 78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장기외상매출채권 대손충당금 700억원 등을 인식하며 영업적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악성 프로젝트의 매출비중은 감소하겠지만, 실적개선 가시화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문제가 있는 해양 프로젝트에서의 매출이 감소하고, 고수익 액화천연가스(LNG)선 매출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해양시추설비의 추가 인도지연 가능성, 수주 부진 등을 감안하면 실적개선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도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NG선 9척, 컨테이너선 11척 등 43억5000달러의 수주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며 "올해 수주목표는 100억달러로 책정했으나, 수요 부진으로 수주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높은 부채비율도 부담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4178%로, 앞으로 1조원의 추가 증자를 한다고 가정해도 부채비율이 1265%에 달한다"며 "매입채무와 파생상품 비중이 높은 조선업 특성을 고려해도 과도하게 높은 비율"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조선주 상승에 따른 기대감도 낮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조선업종의 강한 반등이 있었지만, 시장 상황보다 대우조선해양의 회생 여부가 중요하다"며 "이란 재진출이나 신규 수주는 현안을 정리한 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신증권은 높은 부채비율을 이유로 대우조선해양의 목표주가를 기존 5100원에서 4600원으로 내려잡았다. 이는 이날 종가인 5550원보다 낮은 것이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