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 시총 1000억 불린 과자 한 봉지의 위력
크라운제과 시가총액이 이달 들어 1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크라운제과 자회사인 해태제과가 새로 선보인 '허니버터칩'이 인기몰이를 한 덕분이다. 감자칩인 '허니버터칩'은 2004년 '마이쮸' 이후 크라운제과에서 10년 만에 나온 히트상품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라운제과 주가는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34.7% 급등했다. 11월 18만원대에서 출발한 주가는 최근 25만원대로 뛰었다.

주가가 연일 강세를 이어가면서 시가총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달 31일 2740억원이었던 크라운제과 시가총액은 20일 3691억원으로 951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도 323위에서 276위로 47계단 상승했다.

상반기 내리막길을 걷던 크라운제과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허니버터칩'의 폭발적인 인기 덕이다.

'허니버터칩'은 올 8월 출시된 제품으로 프랑스산 버터와 국산 아카시아 꿀을 함유해 달콤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해당 제품은 입소문을 타며 출시 100일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10~11월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전체 스낵 판매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대형마트인 롯데마트에서도 지난 달 70여종의 감자칩 가운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한 달여 만에 15계단 상승하며 감자칩 매출 1위는 '프링글스'를 제쳤다.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 중고장터에 거래 상품으로도 등장했다. 한 봉지의 판매가격이 1500원이지만 중고장터에서는 3배가 넘는 5000원에 구매하는 소비자가 나타나고 있다.

예상보다 판매가 늘어나며 일부 편의점에서는 제품 발주가 중단되기도 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강원도 문막공장에서 2교대를 3교대로 바꾸고 주말에도 공장을 돌리는 등 풀가동하고 있다"며 "최대한 수요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신제품의 판매 호조를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했다. 다만 '허니버터칩'의 매출 호조가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실적 모멘텀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빙과, 제과 등 기존 제품들은 역신장한 것을 감안하면 당장 전사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기는 힘들다"며 "'허니버터칩'이 이 부분을 상쇄할 만큼 잘 팔리지 않는다면 이익 개선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