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이후 코스피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연초 증시가 상승하는 '1월 효과'에 대한 기대도 사라졌다.

10일 오전 10시56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9.00포인트(0.46%) 떨어진 1937.20으로 1940선을 밑돌았다. 지난해 말 2000선을 사수하며 장을 마감했던 코스피는 새해 연일 부진한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실적시즌 기대감도 꺾여 반등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 추정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실적 추정치가 하향조정되고 있으나 그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올해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원화 강세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다. 대형주들의 주가도 부진해 코스피시장 전체에 부담이 됐다.

[초점] 삼성전자 그림자 … '1월 효과' 실종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및 자동차 업종 모두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기여도(전체 시장 내 이익비중)'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이익 비중은 지난해 4분기 40%에서 올 4분기에 31%로 감소했다. 자동차주도 같은 기간 21%에서 18%로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시장은 당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실적 이후 실적에 대한 회의론에 강하다" 며 "코스피는 심리적 지지선인 1950선을 하회한 후 추가 하락 우려가 지속될 전망"으로 내다봤다. 또 "기본적으로 신뢰도가 높지 않았지만 시장 참여자가 4분기 실적을 비중있게 생각한다는 것이 투자심리 악화 배경"이라고 말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 부진이 이어져 심리 안정을 가져올 재료의 등장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당분간 기간 조정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돼 시장보다 개별종목별 대응이 바람직하다. 경기민감주들이 부진한 대신 경기방어적인 내수주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김경덕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정부정책 기대가 유효한 내수 업종에 대한 대응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감소하는 국면에선 성장주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하는 가치주들이 더 선전한다" 며 "최근 3년간 이익이 증가한 기업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업으로는 LG생활건강, 이마트, 아모레G, 한전KPS를 꼽았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