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조금 오르다 곧 고꾸라지곤 했던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수급 상황과 시장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코스닥의 강세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5일 오전 10시53분 현재 코스닥은 전날보다 1.26포인트(0.23%) 오른 554.83을 기록으로, 하락반전해 낙폭을 키우고 있는 코스피 대비 선방하는 모습이다.

코스닥은 전날 3년2개월만에 550선을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 기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코스닥은 올해 들어 추세적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날까지 11.89%나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 강세에 뒤쳐지지 않는 모습이다.

반면 코스피는 같은 기간 0.25% 상승에 그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급적으로도 코스닥과 코스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코스닥 주식을 6400억원 어치 사들였지만, 코스피에서는 오히려 3600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코스닥의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되느냐다. 단기 급등세가 가팔랐던 만큼 '과열'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의 상승세는 구조적인 개선에 힘입은 것인 만큼 앞으로도 더 상승세를 이어갈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지표들을 살펴봤을 때 코스닥은 아직 과열 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1.2배로 2007~2009년 PER 고점인 12~16배에 비해 안정적인 영역이며, 코스닥 지수내 상승 종목 수의 확산이 제한적인 것을 볼 때 아직까지 차분한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 외국인·기관의 매매가 달라지고 있다

수급에 있어서도 강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최근 6년반 동안 이어져왔던 코스닥에서의 추세적인 매도 기조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고 기관의 코스닥 누적 순매수 강도는 2005년 말 이후 꾸준히 하락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를 고비로 반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매매패턴 변화는 지난 2004년에도 나타났는데, 당시 코스닥지수는 2004년 4월 320선에서 2007년 7월 840선까지 상승했다.

코스닥 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들 업종의 강세가 코스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특히 새정부 정책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은 코스닥, 특히 IT주에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며 "수급이나 이익, 신정부 정책 등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주도력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 대기업→중소기업, 패러다임의 변화

새정부 핵심 정책이 중소기업 육성과 상생, 정보통신기술(ICT) 육성 등에 초점을 두고 있는 점도 코스닥 및 IT 관련주의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기대는 정부 정책 패러다임 변화로도 연결된다.

이명박 정부가 과거 5년간 글로벌 금융위기 국복을 위해 대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면, 위기를 극복한 현재는 성장의 새 패러다임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판단이다.

박혜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박근혜 정부는 중소기업들의 기술혁신으로 성장을 이루어 나가겠다는 정책을 가지고 있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성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시점"이라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