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리스크로 휘청이던 증시가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내 증시는 2~4일 사흘간 설 연휴 휴장에 들어간다. 연휴 기간에도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이집트 사태,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미국의 경제지표 등 3대 변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설 연휴 이후를 대비하려면 이들 변수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집트 사태 수습될까

2000년부터 작년까지 코스피지수는 설 연휴 전에는 약세를 보이다가 연휴 직후에는 강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연휴 기간에 예정된 각종 변수 탓에 일단 위험을 피하고 보자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평소보다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는 이집트 사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까지 경험에 비춰보면 이집트 사태와 같은 외부 정치적 이슈는 증시에 중립적인 변수로 보는 게 대체로 맞았지만 이번 사태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무바라크 정부가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수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다. 군부가 무게중심을 잡고 새 정부를 구성하는 것 역시 증시에는 나쁘지 않다.

김 팀장은 그러나 "과거 호메이니의 이란혁명 때처럼 이슬람 강경론자 주도하에 친미정권이 붕괴되면 주식시장은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70년대 후반 '2차 오일쇼크'처럼 국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추가 긴축 단행할까

중국의 설인 춘제(2~8일)는 국내 증시에 호재였다. 중국의 내수 소비가 커지면서 '춘제 특수'가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중국 정부가 경기 과열에 따른 물가 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춘제 연휴를 전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중국 정부는 긴축정책을 펴더라도 실물경기에는 악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최대한 배려해왔지만 올 춘제 직후에는 보다 강도 높은 긴축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러나 "중국의 물가상승률이 1월을 정점으로 다소 완화되는 추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했던 긴축이 나오지 않는다면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안도 랠리를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기회복세 지속될까

연휴 기간 발표되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미국 경기회복세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변수다. 일단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된 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8.6으로 전달(66.8)에 비해 상승,제조업 경기가 16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주목할 지표는 2일 발표되는 1월 ISM 제조업지수와 4일 나올 1월 고용지표 등이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고용지표는 기대와 실망을 반복해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져 있다"며 "민간 부문 고용 증가폭이 14만5000명(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을 넘어서면 소비 회복 기대감이 형성돼 글로벌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