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이익성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김태우 피델리티자산운용 포트폴리오매니저(42·사진)는 30일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의 주가수준이 다른 아시아 시장보다 매력적"이라며 "앞으로 한국기업들의 성장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시장"이라고 전했다.

김 매니저는 '피델리티 코리아 주식형 펀드'와 외국인 투자자 대상으로 한국에 투자하는 개방형 역외펀드 중 최대규모인 '피델리티 코리아펀드(Fidelity Funds- Korea Fund)'를 운용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시장의 2010년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비교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시장은 저평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13일 현재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PER은 14.5배다. 한국은 이보다 훨씬 낮은 10배 수준으로 아시아 시장 중 최저수준으로 조사됐으며, PBR 역시 평균치인 1.9배 보다 낮은 1.0배 수준라는 설명이다.

김 매니저는 "지난 27일 폭락수치까지 반영하면 한국증시의 PER은 9.5배에 지나지 않는다"며 "한국 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이익전망 컨센서스(평균예측치)가 지난 5월 이후 긍정적으로 돌아섰지만, 주가에는 이같은 점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기업들이 높은 이익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환율효과가 아니어도 한국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액정표시장치(LCD) TV분야에서 LG전자가 지난 2분기 세계시장점유율에서 소니를 추월한 점을 들었다. 또한 해외플랜트 시장에서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이 중동지역에서 높은 마진률의 수주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선전과 조선업계의 시장점유율 확대도 한국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김 매니저는 "내년도 기업이익의 성장률을 반영한 주가성장수익배율(PEG)에서도 한국은 0.37배로 대만(0.27)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내년 증시는 분명히 회복된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PEG는 중국(0.67), 인도(0.89), 싱가포르(0.68), 홍콩(0.69), 호주(0.69) 보다 낮아 매력적이라는 판단이다.

한국 증시는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그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코스피시장에서 2005년 이후 4년 동안 77조5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올해들어 10월까지 26조3000억원을 순매수했다"고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연금의 주식매수 여력이 증가하고 있고, 퇴직연금 주식투자 허용한도를 늘리고 있다"며 "수요예측 면에서도 한국 주식시장 전망은 밝다"고 전했다.

다만 김 매니저는 "현재 한국경제 최대 리스크는 소비양극화"라며 "백화점 매출성장이 할인점을 앞서고 있고, 외국산 자동차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소득상위계층에 소비회복이 몰려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