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주가 원·달러 환율 하락과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6일 오후 2시32분 현재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1.18% 오른 3만4400원에 거래되며 2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모두투어(1.82%), 자유투어(1.46%), 레드캡투어(4.55%) 등도 오름세다.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저가 매수세 유입,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 등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9.20까지 떨어져 한때 1210원선이 깨지기도 했다. 오후 2시28분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0.60% 내린 1211.20원을 기록하며 2거래일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승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 하락 시 여행수요 회복과 함께 현지 랜드사, 호텔 비용이 절감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며 "여행수요 회복이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여행주 반등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는 점에서 지금도 매수를 고려할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익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이 71달러가량으로 안정됐고, 원·달러 환율도 1100원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환율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호텔과 리조트 이용 가격이 내려가 지상비가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행사들의 비용 부담 수준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와 스탠다드차타드, JP모건 등은 4분기 원·달러 환율을 1150∼1185원으로 예상했고, BoA-메릴린치는 1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지금까지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인해 오르지 못했던 여행주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미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는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익희 애널리스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신종 플루 관련 언론 보도 및 공포 등이 완화돼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주가가 다시 정상화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신종 플루 확산이 지속되고 있고, 여행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남아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가 매수세와 환율 하락 기대로 이날 여행주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여행수요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며 "하나투어의 지난달 모객은 전년 동월 대비 10%가량 감소했고, 이달의 경우 45%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신종 플루가 더욱 확산될 수 있고 이는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에서 여행주 주가가 내년에나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