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코스피지수가 올 최고치로 올라서며 석 달째 이어진 '게걸음 장세'에서 벗어날 조짐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증시가 한동안은 급등세를 보이기보다 1500선을 상단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변동성 장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대표적인 주가 관련 상품인 주식워런트증권(ELW · Equity Linked Warrant)이 주목받고 있다. ELW는 증거금이 필요하고 복잡한 상품구조를 갖고 있으며,원금의 수십 배를 날릴 수 있는 선물 · 옵션과 달리 '베팅 방향'이 틀리더라도 손실 규모가 원금의 전부로 제한된다.

◆ELW 인기 몰이

2005년 12월 국내에 처음 상장한 ELW는 지난달부터 거래대금이 불어나기 시작해 이달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일의 경우 ELW 하루 거래대금이 1조506억원을 기록,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당일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23%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 9일에는 이 상품의 거래대금이 1조1617억원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796억원으로 지난 1월(4526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증권사들도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ELW를 적극 발행하고 있다. 신규 상장 종목 수는 올 1월 483개에서 6월 732개로 급증했다. 전체 상장 종목 수도 2517개에서 3109개로 불어나 국내 ELW 시장 규모는 홍콩에 이어 세계 2위권으로 성장했다.

◆상품 구조는

ELW는 우량주 200개를 묶어 만든 코스피200지수나,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KB금융 삼성중공업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우량주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주가가 상승해야 수익을 내는 '콜'과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풋' 상품이 있다.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행사가 67만5000원,만기일 10월3일,전환비율은 0.01인 '콜 ELW'를 예로 들어보자.이 상품을 산 투자자는 만기일 직전 삼성전자의 5거래일 평균 주가가 67만5000원보다 높으면 그 차액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만기 전 평균 주가가 70만원이라면 ELW 한 주마다 2만5000원의 100분의 1(전환비율 0.01)인 250원을 주는 식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주가가 10월까지 70만원 이상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이 ELW의 발행가격이나 시장 형성 가격이 250원보다 낮다면 이를 매입하면 된다. ELW는 장중 내내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만기일까지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인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른 날에 높은 가격에 팔아서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반대로 만기 전 평균 주가가 67만5000원 아래로 떨어지면 이 ELW는 휴지 조각이 된다. 투자금을 모두 잃는 것이다. 따라서 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주식을 사고 팔아주는 LP(유동성공급자)가 매매를 하는 만기 한 달 전에 손해를 보더라도 정리하는 게 낫다.

◆어떻게 투자하나

거래 방식은 주식과 비슷하다. 일반 주식과 같이 상장돼 있어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전화로 주문을 낼 수 있다. 거래시간도 증시가 열리는 정규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과 똑같다. 다만 주식과 차이점은 만기일에 상장폐지가 된다는 점이다.

기초자산의 종류에 따라 지수형과 종목형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증시의 등락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는 코스피200이 기초자산인 지수형 ELW에 투자하면 되고,개별 종목에 대해 자신있는 투자자는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W를 사고팔면 된다. 거래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통상 거래대금의 0.1% 수준으로 주식 거래 수수료보다 낮은 편이다. 보유한 주식을 매도할 때 붙는 거래세도 ELW 거래시에는 붙지 않는다.

신승호 크레디트스위스(CS) 상무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지수나 종목의 단기간 움직임에 베팅하려면 ELW만큼 좋은 상품도 없다"며 "하지만 손실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100만원 안팎의 소액 단위로 투자하고 손실 한도를 정해 원금을 모두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