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연중 최고치도 경신하는데 제가 관리하는 계좌는 두달째 변함이 없어요."
최근 기자가 만난 대형 증권사 지점 영업맨들의 공통된 푸념이다.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이는 시장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게 아니라 IT(정보기술), 자동차, 금융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차별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일부 업종으로 쏠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오전 10시 5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1.17포인트(0.78%) 오른 1442.19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높아진 지수와 옵션만기일에 대한 부담으로 하락 출발했다. 등락을 거듭하면서 1426선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기관이 사자를 확대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1443.16으로 갈아치웠다.

이날에는 증권, 금융업종이 3% 가까운 급등세를 나타내며 주도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관은 금융과 증권업종을 각각 631억원, 168억원 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증권업종의 경우 외국인도 48억원 매수에 나서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 상단 돌파와 추가적인 상승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IT와 자동차 업종이후의 후발 업종 출현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금융섹터가 후발 업종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증권업종이 선제적으로 조정을 받았다는 점과 은행, 보험업종도 개선된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을 바탕으로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

이날 약세를 보이던 전기전자와 자동차 관련 종목도 속속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448억원 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과 자동차 관련 종목들의 주도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자경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어닝 서프라이즈가 됐던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발표가 전기전자, 자동차업종이 주도하는 시장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3분기 실적의 윤곽이 나오기까지는 주도주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도 업종외에 소외 종목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어떤 식으로든 관련업종의 실적 바닥을 확인하거나 향후 개선에 대한 전망의 확인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관련업종 중 가장 대표기업의 실적 발표나 실적 공개 가 제일 빠른 기업의 실적발표 후 움직임이나 시장 반응을 살피라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