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엔 해외 주식형펀드의 강세가 돋보였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추락했던 인도 및 브라질 펀드는 50%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손실을 크게 만회했다. 중국도 수익률이 32%를 웃도는 등 브릭스지역 투자펀드들이 호조를 보였다.

투자원금(설정액)이 3조5000억원으로 해외펀드 중 가장 큰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 역시 상반기에만 4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올리며 선전했다. 이에 따라 2007년 10월 설정일 이후 손실률이 35%대로 급감,투자자들의 시름을 덜었다. 적립식펀드는 수익을 내기 시작해 원금 회복의 희망을 키웠다.

국내 주식형펀드도 26%대의 수익을 거둬 2005년 하반기(40.77%) 이후 가장 좋은 성과를 올렸다. 국내와 해외를 합친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103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20조원이나 불어났다.


◆인도펀드는 1년 수익률도 플러스

29일 펀드평가 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수익률이 '반토막'났던 인도펀드는 지난 5월 한 달에만 20% 이상 수익을 올리면서 상반기에 가장 높은 52.6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과 러시아펀드도 각각 52.60%,48.72%로 뒤를 이었다. 이로써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평균 31.21%로,사상 최대 반기 수익률을 올렸다.

다만 1년 수익률은 인도펀드만 플러스로 돌아섰을 뿐 브라질은 -30%대,러시아는 -6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손실폭이 워낙 큰 탓에 원금 회복까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펀드 수익률 상위에는 이들 국가펀드와 원자재펀드가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 인디아인프라섹터'는 인도 총선 후 정국 안정과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로 85.08% 수익을 내 1위에 올랐다. 원자재가격 상승을 등에 업은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71.91%)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66.91%)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 해외펀드들이 1~3위를 싹쓸이한 셈이다.

'JP모간천연자원' '신한BNPP더드림러시아' '미래에셋인디아솔로몬'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 '기은SG인디아' '신한BNPP더드림러브' '동부차이나' 등도 50% 이상 수익을 올렸다.

순자산 100억원 이상 189개 해외펀드 중 9개는 손실을 봤다. 미운오리 일본펀드와 선진국펀드들이 대부분이었다. '프랭클린템플턴재팬'은 -7.69%였고 'FT재팬플러스'(-6.62%) 'FT재팬증권자'(-5.99%) '신한BNPP탑스글로벌인프라'(-4.20%) 등이 부진했다.

◆100억 이상 국내 주식형은 모두 수익

순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펀드는 마이애셋자산운용의 '마이트리플스타'가 91.83%의 대박을 터뜨리는 등 272개 전 펀드가 평균 12% 이상의 수익을 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형 1년 수익률은 -14.08%로 손실폭을 크게 줄였다. 특히 적립식펀드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였던 2007년 10월 말에 가입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3년 수익률은 26.71%에 달해 은행 정기예금 이자를 넘어섰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IT(정보기술)업종펀드와 녹색성장주에 투자한 중소형주펀드가 두각을 나타냈다.

IT업종펀드 중에선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맵스타이거세미콘'(75.67%)과 '삼성코덱스반도체'(74.62%),업종펀드인 '하나UBS IT코리아'(73.91%) 등이 7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중소형주펀드도 수익률 상위에 줄줄이 포진했다. '우리부울경우량기업'(56.62%)과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51.73%),'동양중소형고배당'(47.49%),'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42.18%) 등의 수익률이 우수했다.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 수혜 기대감에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한 때문이다.

올 상반기 중 투자자금은 해외 펀드로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주식형은 중국(6584억원) 러시아(1017억원) 등 모두 4947억원이 들어온 반면 국내 주식형은 적립식펀드가 원금 회복을 넘어 수익을 낸데 따라 환매가 잇따르면서 1조5310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하반기는 해외보다 국내 주식형펀드가 선전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하반기에는 해외펀드 비과세 종료와 국내 경기 회복으로 국내 주식형펀드가 투자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