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49곳…"부실기업 전력 감추기"

올해 들어 코스닥 상장법인들이 회사 명칭을 바꾸는 사례가 크게 늘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실적악화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감추고자 상호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7일까지 상호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49곳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상호 변경 이유로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것은 `기업 이미지 제고'.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부실기업 이미지를 떨쳐내려는 방편으로 `간판'을 바꾸는 사례가 많다는 게 증시 안팎의 지적이다.

특히 퇴출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 기업들에서 회사 이름을 바꾸는 사례가 흔히 발견됐다.

감사 의견 거절 사유가 해소돼 퇴출 위기에서 벗어난 그랜드포트는 최근 사명을 `룩소네이트'로 변경했으며,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된 아이오셀도 `아이드림'으로 간판을 바꿨다.

루멘디지탈도 `디보스'로 이름을 고쳤다.

관리종목에 지정됐다가 최근 해제된 썬트로닉스도 기업 이미지를 제고한다며 `유퍼트'로 사명을 변경한다.

이밖에 뉴켐진스템셀(옛 온누리에어)의 경우 매출 부풀리기 의혹으로 상장폐지 대상으로 거론되자 상호를 변경하며 바이오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결국 퇴출이 결정됐다.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도 `클리핑'으로 옷을 갈아입었지만 추가 퇴출 대상으로 확정됐다.

지디코프(옛 네오쏠라)는 사명을 바꾸며 새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빠지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상호를 바꾼 종목에 대해선 확실한 사전조사를 하는 등 투자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호를 바꾼 회사들은 투자하기 이전에 회사를 자세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며 "새로운 이미지에 현혹되기보다 과거 실적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이나 바이오, LED(발광다이오드) 등 테마에 편승해 회사 이름을 바꾸는 경우도 흔하다"며 "하지만 자금 사정이나 기술력이 충분치 않으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우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