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앞으로 더 오를 지, 이번 상승이 일시적인 것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터라 전문가들도 추가상승 가능 여부와 그 폭에 대해서 엇갈린 견해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154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낙관론과 그동안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조정장이 찾아올 것이란 신중론이 함께 제기되는 양상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이끌어…추가 상승은 '분분'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7일 현 장세에 대해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뤄지는 장세"라며 "경제 지표상으로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좌근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전반적인 경제지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확실하다"면서 "미국의 주택지표가 반등한 것과 금융권 부실 해소 계획이 구체적으로 발표된 것 등 미국발 이슈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31일 발표될 2월 경기선행지수가 14개월 연속 하락을 멈추고 상승반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증시가 1250선까지 단기급등한 것에 대해서는 무리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양정원 삼성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경기회복에 대해 아직까지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양 본부장은 "(최근 주가 반등이) 단기적인 반등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기본적으로 주가는 경기를 따라가게 돼 있다. 경기가 회복돼야 기업실적도 개선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경기가 바닥을 찍고 돌아섰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다"며 "주택지표 등 한두개 경기지표 회복만 가지고는 판단하기 어려우며, 소비나 고용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모양새가 나아지는 추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급등은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증시 유동성 증가, 미국발 호재 등의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상승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이종우 센터장은 "추가적으로 좀 더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1350 정도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멘텀에는한계가 있고 주가가 오를수록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기가 어느 정도 빠르게 오를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미 유동성 랠리가 시작됐다고 보고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으로 1320선, 높게는 1540선까지 오버슈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수가 오버슈팅 후 그 수준을 유지하는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반면 이좌근 본부장은 "앞으로 증시의 장기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추격매수를 하기에는 어려운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1000선에서 1250선까지 거의 직선으로 급등한 부담으로 돌발 악재가 한번 터지면 조정장이 찾아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

◆ 앞으로 투자전략은?

김학주 센터장은 "지수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미리 반영하면서 1540선 부근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이 같은 수준을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하반기에 증시가 다시 한번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했다.

김 센터장은 "투자자들이 증시의 단기 오버슈팅을 즐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지수가 1320선을 넘어서면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며 자동차, IT 부품, 기초소재를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경기회복 국면에서 할인요인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이종우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랠리가 계속되고 있어, 너무 위축될 필요없다.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계속 보유해야 한다"며 "올해내 이런 장세가 흔하게 있는 것이 아닐 것으로 보이고 상승여력이 조금 더 남아있다는 점에서 신규로 매수하려는 사람은 용기를 내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최근 실적 예상치가 상향조정되면서 힘을 내고 있는 IT주를 추천했다.

그는 "1350은 바닥에서 따지면 45~50% 가까이 오른 것으로, 조정이 있겠지만 또 다른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제일 큰 위기는 미국인데 '어떤 희생이나 대가를 치르더라도 사태가 악화되는 것은 막을 것'이라는 게 미국의 방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AIG에 17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올해말 1400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며 이번 랠리 이후에는 큰 폭의 주가 상승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좌근 본부장은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경기부양효과가 연말 이후 본격화되면서 올해 말 이후에는 장기적인 상승 국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본부장은 "장기 상승 국면에서는 미국증시의 흐름을 볼 때 금융주가 상승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그 동안 실적이 개선된 삼성전자현대차 등 지수 관련 대형주도 주가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ㆍ문정현ㆍ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