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과 다르다"…1,080선 지지 기대
일각선 "환율 급등시 1,000 깨질 수도"

코스피지수가 연일 하락하는 급락장세가 나타나면서 1차 지지선이 어느 선에서 형성될 것인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지수 박스권의 하단인 1,080선 부근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1,000선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2분 현재 전날보다 13.52포인트(1.20%) 떨어진 1,113.67을 기록하면서 3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장 초반에는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면서 1,1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6일 1,210선까지 올라섰던 지수가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하면서 2주도 못돼 1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
전문가들은 국내외 여러 악재가 겹친 만큼 당분간 지수 약세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동유럽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미국 GM 파산설, 원.달러 환율 급등, 3월 외화채권의 만기 집중,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 등 증시를 둘러싼 악재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0월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어서 당시와 같은 증시 폭락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애널리스트는 "작년 10월 말 우리나라의 국채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91bp까지 치솟았지만 17일 현재는 418bp 수준에 불과해 당시보다는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천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에 더해 미국, 일본, 중국 등과 체결한 통화스와프 등의 `방어막'이 있어 당시와 같은 외화 유동성 위기가 닥칠 우려는 훨씬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지수가 작년 12월부터 이어진 박스권의 하단인 1,080선에서 지지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증권과 대신증권이 1,080선을 1차 지지선으로 제시했으며, 삼성증권은 1,050~1,100선, 대우증권은 1,070~1,100선, 하나대투증권은 1,050~1,080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애널리스트는 "GM 파산 등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GM 파산은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을 앞당긴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므로 시장이 너무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예상밖의 대형 악재가 터지거나 원.달러 환율이 전고점을 넘어설 경우 박스권 하단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시중은행이 발행한 해외채권 가운데 올해 만기 도래분이 350억달러인데 이중 66억달러가 3월에 만기가 집중돼 있다.

더구나 3월은 일본 금융기관의 결산 시기여서 달러 유동성이 예상밖으로 악화돼 원.달러 환율을 치솟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지수의 향방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환율로, 만약 원.달러 환율이 작년 11월 고점인 1,500원 이상으로 치솟을 경우에는 코스피지수 1,000선이 붕괴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