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우리 증시에도 악영향 불가피"

국내 증시에서 중국경제의 경착륙(hard landing)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중국경제의 급격한 성장률 저하로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마저 나빠져 증시도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21일 2009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0.2%로 하향조정하면서 첫 번째 이유로 중국경제가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이 예상되는 점을 꼽았다.

이 증권사 윤창용 연구원은 "해외수요 감소와 중공업 분야의 과잉투자,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은 5~6%대로 떨어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중국 성장률이 6% 이하가 될 것으로 내다봤고, 모건스탠리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7.5%에서 5.5%로 하향조정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국내 경제지표를 통해서도 감지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작년 10월 -3.0%로 80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이어 같은해 11월과 12월 -32.9%와- 32.3%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2000년 10.7%에서 2008년 22.0%로, 국내총생산(GDP)에서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3.6%에서 10.7%로 높아진 점을 고려할 때 대중국 수출 급감은 한국의 실물경제 악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IBK투자증권은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10%포인트 변할 때마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1.8%포인트 정도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영향에 따른 우리 경제의 악화는 경제상황을 앞서 반영하는 증시에도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부진한 경제지표 발표로 중국증시가 하락하면 우리 증시도 이에 동조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도 크다.

NH투자증권 임정석 연구원은 "국내 내수 역시 둔화가 불가피해 침체에 가까운 수출 부진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수출 관련주가 여전히 우리 증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증시에 대한 접근은 아직은 신중을 기할 때"라고 조언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작년 4분기 GDP 발표와 함께 중국경제의 경착륙 논란은 재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경착륙 논란은 상하이종합지수 2,000선 돌파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