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선행지수 파란불, 경기부양 기대
오바마 취임도 정책기대감 재부각


경제성장률과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불안감으로 국내 증시 전반에 아직 비관론이 팽배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증시 회복을 점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경기선행지수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기술적 분석부터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지수 하락을 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런 목소리에 해당한다.

여기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이 정책 기대감을 높이면서 국내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이 20일 내놓은 보고서는 여러 경기선행지수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유동성(Lf) 증가율은 작년 9월을 저점으로 2개월 연속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고,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도 개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유가 대비 반도체 가격지수가 작년 10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향후 순상품교역조건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경기동행지수에 5개월 정도 선행하는 장.단기 채권금리의 격차가 현재 0.45%포인트로 3개월 만에 마이너스권을 이탈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된다.

현재 국내 제조업 재고율이 평균 121.2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기간의 153.5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증시가 IMF 체제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증시의 최대 불안요소 중 하나인 경제성장률과 기업이익은 지수에 후행하는 지표들 중 하나여서 선행성 있는 지표들의 변화에 오히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런 경기선행지수의 긍정적인 변화는 국내 증시 회복에도 우호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보다는 정부의 경기부양책 기대에 포커스를 맞추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대신증권 최재식 연구원은 "증시를 둘러싼 우려가 큰 국면에서는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지금 국면은 그렇지 않다"며 "그만큼 시장참여자들 사이에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배적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의 취임이 정책 기대감을 되살리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대통령 당선 당시 오바마의 정책 방향과 맥을 같이 하는 탄소배출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력·통신 장비 관련주 등이 테마를 형성하며 급등했는데,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이들 테마주가 시장에서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취임을 전후해 오바마의 대선 승리 당시인 작년 11월4일과 유사하게 정책 기대감으로 증시가 반등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는 그린뉴딜 등 한국 정부의 정책 수혜도 기대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바이오·제약 관련주는 정책 순위에서 밀려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