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인하 효과 소진.선 반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호재에도 수혜 종목으로 꼽혔던 은행.증권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11시23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1.77%)만 소폭 올랐을 뿐 우리금융(-3.65%), 기업은행(-3.60%) 등 대부분 은행주가 떨어지고 있다.

동부증권(0.97%), 현대증권(0.90%)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한 주요 증권주들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을 포함한 은행업과 금융업의 업종지수도 각각 -1.07%, -0.85%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증권주 대부분은 이날 장 초반 1~4% 상승세를 보였다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자산건전성과 실적 개선, 유동성 확대 기대로 은행과 증권주가 강세를 보여왔지만 이날 시장의 반응은 통상적인 움직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한은의 금리인하 효과가 이미 소진된 것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대증권 윤창배 애널리스트는 "금리를 더 낮춰봐야 효과가 있을까하는 것이 시장 반응인 것 같다"면서 "정부가 은행권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지만, 외부의 강제로 은행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소병용 금융경제팀장은 "어제 CD금리가 0.6~0.7%포인트 떨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선 반영이 있었다"면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이상 내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0.5%포인트 인하에 그쳐 단기적으로 전반적인 약세를 보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 인하로 인한 실질적인 정책효과가 나타나야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양종금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고 오늘 발표는 이를 확인해 준 것"이라면 "이제 금리 인하가 애초 기대했던 효과들, 예를 들어 자금유통이나 회사채 인하, 스프레드 축소 등이 이뤄져야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