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이 16일 마무리됐다. 과거 자사주 취득 이후 대체로 주가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돼 향후 주가 흐름이 주목된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장중에 나머지 물량이었던 보통주 7만주와 우선주 1만주를 모두 매입했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사들이기로 했던 보통주 280만주와 우선주 40만주의 자사주 취득은 완전 종료됐다. 지난 1월16일부터 2달간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한 결과다.

주가 흐름도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3년 이후 작년까지 6차례의 자사주 취득기간 중 5차례나 취득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은 끝났지만 삼성증권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정밀화학 등 나머지 주요 계열사의 자사주 매입은 계속되고 있다.

주가를 안정시키는 한편 경영권을 보다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증권업계는 분석했다.

삼성증권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지난 1992년 삼성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이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정밀화학도 이달 들어 나란히 자사주를 취득키로 결의했다.

삼성정밀화학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계획대로 각각 전체 발행주식수에 1.9%와 2.5%를 매입하면 자사주 지분은 각각 2.5%와 3.5%로 늘어나게 된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그룹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적대적 M&A(인수·합병) 방어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샘표식품에서 보듯 금융기관뿐 아니라 국민연금도 PEF(사모펀드) 형태로 공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펀드에 의한 경영권 공격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삼성으로선 대비책 마련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경영권 방어에는 직접적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하지만 이를 매각할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나는 까닭에 우호세력에게 넘기면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