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마무리" vs "아직 조정과정" 분석 엇갈려

2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강력한 저항선으로 인식됐던 지수 1,400선을 강하게 돌파하자 지난 한 달간 지루하게 끌어왔던 조정이 마무리된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증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중기 상승추세를 회복했으며 은행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주와 매수주체로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상승세는 당초 예상했던 박스권 등락의 상단부 정도의 의미를 가질 뿐이라면서 추세반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확인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의견들도 제시되고 있는 등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24포인트(2.19%) 상승한 1,413.14로 장을 마감했으며 외국인들은 3천44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가격 조정 마무리...중기추세 회복" =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 파트장은 "지수가 그동안 박스권을 형성했던 1,350∼1,400선을 강하게 상향돌파하면서 분위기가 돌변하고 있다"면서 "이번 상승세를 계기로 단기조정이 마무리되고 중기추세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 파트장은 ▲ 지수 1,350선에서 강한 지지를 확인했고 ▲ 가격조정에 이어 기간조정까지 거쳤으며 ▲ 강력한 매수주체가 부각됐다는 점과 함께 ▲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대표종목들이 깊은 조정을 거치면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는 등 하방경직성을 확보했다는 점 등을 꼽았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외국인 매수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면서 "중국과 인도시장에 대한 잇단 과열 경고와 일련의 긴축 규제가 투자매력을 훼손하면서 신흥시장 내 선호도 우선순위가 바뀌고,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 시장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파트장은 "외국인 매수가 은행주에 대거 몰리면서 은행주가 주도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중국 등 아시아 대표은행들에 비해 국내 은행주들이 극도로 저평가돼 있는데다 부동산담보대출 규제 등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최근 일부 완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수 1,400선 안착은 단기추세가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그동안 악재로 지적됐던 수급부분이 한고비를 넘긴데다 심리적인 부분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기술적으로도 60일 이동평균선이 지수 1,401선에 걸려있는데 이를 상향돌파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이같은 상승세에도 불구, 향후 상승세를 위한 강한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다"면서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가 수급문제의 타개책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연속성 여부는 좀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아직 추세반전으로 보긴 어렵다".."외국인 매수세 연속성 더 지켜봐야" =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현재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 이유에 대한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외국인 매수세의 향후 연속성에 의문을 표시한 뒤 "기업이익이 지난달에 비해 개선된 부분을 찾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지수 수준은 종전에 설정했던 박스권 등락의 상단부 정도로 보는 게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연초와 상황이 비슷해 보인다"면서 "당시에도 외국인들의 단기적으로 큰 폭의 매수세를 보였지만 연속성을 갖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한투자증권 김대열 연구원도 "일단 외국인들의 매수배경은 미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확인에 따른 외국인 투자심리 개선과 중국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과열 우려와 금융긴축에 따른 준 선진국증시로서의 상대적 매력부각, 다음주 6자회담 긍정결과 기대에 따른 선취매, 그동안 부진에 따른 한국증시의 가격 메리트 부각 등을 들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외국인 장기투자펀드들이 자금집행을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인들의 이같은 자금집행은 지난해 초에도 있었다"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돼 지수의 상승여력이 보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사례를 감안할 때 단기간에 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투신운용 김재동 본부장도 "지난해 기업공개를 했던 공상은행 등 중국 은행들의 밸류에이션이 국내 은행들에 비해 배 이상 높게 형성돼 있는 가운데 중국 증시가 연초 버블경고에 흔들이면서 외국인들이 중국 은행주 대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은행주로 교체매매를 하는 것으로 보이며, 국내 기관들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는 모습"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외국인들의 매수추세가 연속성을 보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