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최근 중국시장에서 두 가지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현지 법인인 베이징현대차가 중국 자동차 회사 가운데 최단기간인 1년5개월 만에 10만대 생산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현대차에 5천만달러의 배당금을 안겨준 것.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GM의 중국법인인 상하이GM이 10만대를 생산하기까지 30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할 때 베이징현대차의 생산기록은 현대차의 '글로벌 빅5' 진입에 청신호라고 분석했다. 서성문 동원증권 연구원은 "베이징현대차의 주력차종인 '아반떼XD'의 경우 올들어 4월까지 전년동기 대비 1백92% 늘어난 3만3천5백여대가 팔렸다"며 "이는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로 진입하겠다는 현대차의 구상이 순항중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의미부여했다. 실제 베이징현대차는 이같은 판매호조로 지난해 2억5천만달러의 순이익을 냈고 이 가운데 5천만달러를 현대차에 배당했다. 5천만달러의 배당금은 현대차가 지금까지 해외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현대차 자체의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9.9% 늘어난 27조4천4백87억원, 영업이익은 5.1% 늘어난 2조3천5백2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데다 '투싼' 등 신차 출시로 내수판매도 회복 조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가 최근 다임러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청산한데 대해서는 증권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2000년 6월 전략적 제휴 이후 현대차가 다임러로부터 얻은 것은 자본 참여를 제외하곤 거의 없다"며 "제휴 관계 종결로 인한 현대차의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세계적 자동차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없이 혼자 힘만으로 '글로벌 빅5'에 진입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