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셋톱박스 관련주가 급부상하고 있다. 업종 경기의 바닥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장에서 덜 올랐다는 '가격 논리'와 개별 호재를 배경으로 각개 약진하는 모습이다. 7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휴맥스 주가는 최근 7일(거래일 기준)동안 연속 상승하며 35%나 올랐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한단정보통신은 이틀간 18% 뛰었으며 현대디지탈텍도 최근 4일 동안 14% 상승했다. 특히 선두업체인 휴맥스와 한단정보통신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매수세도 다시 들어오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일주일새 휴맥스에 대한 지분율을 9%선에서 12%대로 3%포인트 정도 늘렸다. 지난해 초 50%를 넘었던 휴맥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전세계 셋톱박스 업계의 구조조정과 함께 최근 9%까지 떨어졌었다. 외국인은 지난 4일 한단정보통신 주식 12만주를 사들인데 이어 이날도 씨티그룹 창구를 통해 33만여주의 매수 주문을 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셋톱박스주 반등에 대해 관련 업체별로 서로 다른 개별 호재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먼저 휴맥스는 최근 강세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인식이 반등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지난 3월17일 바닥을 찍은 뒤 지난달 말까지 43% 오르는 동안 휴맥스 주가 상승률은 25%에 불과했다. LG투자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이런 상황에서 인도 진출,모토로라 제휴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기업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2분기가 바닥이라는 게 노 연구원의 분석이다. 올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플러스로 돌아서고 3분기부터는 큰 폭의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단정보통신은 최근 대주주가 바뀐 뒤 본격화되고 있는 주주중시 경영이 호재로 부각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날 전체 발행주식의 5%에 해당하는 57만5천주(32억원)를 오는 10월10일까지 장내에서 매입,소각키로 했다. 이에 앞서 사상 처음으로 6월 말 기준 중간배당도 실시키로 결의했다. 회사 관계자는 "창투사 계열의 종전 대주주가 20% 이상의 지분을 장매에서 매각해 유통주식이 많아진 데다 새 대주주인 임원진들이 주주중시를 첫번째 경영방침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김희연 연구원은 "셋톱박스 경기가 바닥을 통과했다는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휴맥스는 선두업체로서의 경쟁력,한단정보통신은 수급과 관련한 호재로 인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