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열흘만에 1,200원대로 재진입, 전날 종가대비 10원 가량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번주 들어 거의 1,190원대에 흡착됐던 환율은 엔 약세의 급진전을 배경으로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미국 달러화가 뉴욕 증시 상승에 힘입어 강세가 뚜렷하다. 달러/엔 환율은 120엔대를 등정, 달러/원의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모멘텀이 부족했던 시장에 새로운 동인이 되고 있다. 업체들의 고점 매물이 조금씩 공급, 상승을 제한하고 있으나 시장은 '달러/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추세 반전'에 대한 시나리오도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으나 넓게 1,180∼1,210원의 박스권은 유효한 장세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00원 오른 1,203.7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6.30원 높은 1,200.00원에 개장한 환율은 오름폭을 확대, 9시 34분경 1,202.00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고점 매물로 9시 44분경 1,199.00원까지 오름폭을 줄인 환율은 달러/엔의 상승 재개로 10시 32분경 1,204.8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 지난 9일 1,211.00원까지 올라선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이후 환율은 업체 네고로 11시 1분경 1,202.50원까지 빠진 뒤 달러/엔 동향을 따라 1,203∼1,204원을 오갔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업체 네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달러/엔을 따르는 장세"라며 "막힐 것으로 예상했던 레벨이 뚫리면서 급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일단 추가 상승을 기대할만한 레벨이나 오늘 중 추가 상승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오후에 1,198원은 일단 지지선으로 작용하면서 달러/엔이 120.30엔을 뚫지 못하면 1,205원 이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이 120엔대 초반에서 수출업체 대기매물로 정체돼 있으며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국내에서도 업체 매물이 오를 때마다 나오고 있는 반면 역외는 매수쪽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후에도 오전중 거래범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나 포지션 관련 손바뀜이 있다면 1∼2원 정도 추가로 등락할 수 있다"며 "오늘 1,200원은 지지될 것 같고 업체 매물은 좀 더 오른 레벨에서 대규모로 나올 것으로 보여 아직 박스권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뉴욕 증시의 상승과 달러화 표시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을 배경으로 달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달러/엔은 지난 12일 이후 처음 120엔대로 올라선 뒤 낮 12시 3분 현재 120.09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1,002원선을 가리키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개장초 주식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방향을 틀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0억원, 8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