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한국주재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객관적인 기업분석 보고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삼성전자와 KT 등 대형 종목에 대해 논란이 되는 보고서를 작성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근무지를 옮겼거나 업무수행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아시아 중 특히 한국에서 기업보고서와 관련, 당국의 조사대상이 된 애널리스트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이 투자금융사업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은행들이 고객업체들과 관계유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따라서 객관적인 보고서작성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으로 결국 애널리스트들의 업무수행을 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들이 불리한 보고서를 작성한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인사압력을 부인하고 있는데다 투자은행들도 외부기업의 요청에 의한 인사의혹 가능성에 대해 반박하고 있어 문제가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최근 애널리스트들의 인사이동 유형이 실제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투자결정에 참고하는 펀드매니저들도 공감하는 사실이라고 AWSJ은 전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삼성전자 주가조작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UBS워버그증권의 조너선 더튼 애널리스트의 경우 휴가 명목으로 한국을 떠났으며 이달말께 홍콩이나 도쿄(東京)로 발령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더튼 애널리스트는 지난 6년간 삼성전자의 투자등급 조정을 담당해온 UBS워버그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로 지난 5월 D램 가격 하락과 삼성전자의 휴대폰 수출실적 저조를 감안, 투자등급을 '적극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해 시장에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삼성전자측은 이와 관련, 법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금융감독원에 공식의뢰했으며 당국은 워버그증권 서울지점의 보고서 사전유출 및 자기매매 등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위법행위 여부를 심사해 제재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지난 6월 방한한 리온 브리튼 UBS워버그 부회장은 전윤철(田允喆) 부총리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워버그증권의 삼성전자 보고서 파문과 관련해 사실상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브리튼 부회장은 "책임을 물어 서울지점장과 담당 애널리스트를 교체하겠으며 한국의 금융감독 당국이 원하는 대로 내부통제시스템 등도 바꾸겠다"고 밝혀 저자세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노무라인터내셔널의 길렘 툴로치 아시아통신업계 담당애널리스트도 지난 2월 KT에 대해 비판적인 보고서를 발표한지 2개월만에 사임하는 등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압력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AWSJ은 지적했다. 런던의 뉴스타 에셋 내니지먼트의 이안 비티 펀드매니저는 "이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한국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관행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AWSJ은 서울증시의 종합주가지수가 올해 14%나 상승하는 등 보기 드문 성장세를 구가하는 주식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비판론을 수용하는 능력은 여전히 빈약하다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