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5일 KT지분 공모에 3%(주식 1%, 교환사채 2%) 참여키로 공식 발표함에 따라 재벌기업들의 KT지분 인수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재계와 증시 등에 따르면 LG의 KT지분 3%참여 발표에 이어 삼성이 3%가량을, SK는 이보다 더 많은 5%가량을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먼저 참여입장을 발표한 LG전자는 그동안 KT의 지분매각에서 전략적 투자자(0.5%이상 투자자)의 유력후보로 예상됐던 삼성, LG, SK 등 '빅3'중 상대적으로 참여 가능성이 낮게 관측됐었다. LG가 KT지분 인수외에 7천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제2의 KT'로 불리는 파워콤 인수를 공식 선언한 상태인 데다 자금여력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세인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런 LG가 공모가가 정해지기도 전에 앞장서서 참여를 선언한 것은 KT 지분매각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상징성과 함께 삼성과 SK에 미치는 영향력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시 등에서 삼성이 3% 가량을, SK는 5% 정도를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삼성과 SK가 상호견제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정책에 대한 동참 차원에서 결국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삼성과 SK는 여전히 "KT지분 참여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종전의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삼성은 "전략적 투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고 금융계열사들이 투자목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해당업체가 알아서 결정할 것"이라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SK측도 "참여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과 SK의 이같은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KT측은 여전히 참여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KT의 남중수 재무실장은 LG전자가 공식참여를 발표하기 전날인 14일 "전략적 투자자 2∼3곳이 3% 이상을, 2곳 이상의 대기업이 1.5% 이상을 매입할 것"이라며 "15일 오후 최소 한곳 이상이 3% 참여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실제로 LG전자가 3% 참여를 공식발표함에 따라 그의 발언에 신뢰감을 더해주고 있다. 재벌기업에 대한 경제력 집중을 우려하는 비판여론을 감안, 삼성이 3%를 약간 밑도는 선에서 참여하고, 대신 SK텔레콤이 최대 5%까지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관련,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KT지분 참여에 대해 결정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SK텔레콤은 3%를 참여해도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면서 "참여하려면 5% 이상돼야 의미가 있지 않으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번 정부의 KT지분 매각에서 전략적 투자자에 배정된 15%에 대해 LG와 삼성이 각 3%를, SK텔레콤이 5%선을 매입하고 나머지 4%는 효성, 대림 등 30대 기업들이 각각 소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공기업 민영화 정책에 동참하고 특정 재벌의 KT장악을 막기 위한 재벌간 상호견제와 KT주식에 대한 투자수익 기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