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컴퓨터가 삼성전자 4만6천주에 해당하는 CB(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 청구했다. D램값 폭락으로 삼성전자가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해외CB가 주식으로 속속 바뀌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억달러 어치의 삼성전자 CB를 보유중인 애플컴퓨터는 최근 4만6천3백6주에 달하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줄 것을 요청했다. 애플컴퓨터가 CB를 주식전환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이 교환사채(EB)발행을 통해 제3자에게 매각한 해외CB 2천7백여주도 전환청구됐다. 이에 따라 오는 8일 삼성전자 보통주 4만9천주가 추가 상장된다. 삼성전자 보통주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1백만주를 웃도는 만큼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CB가 추가로 전환청구될 경우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전환청구가 가능한 삼성전자 해외CB는 △인텔(제3자에게 매각) 1백2만주 △애플컴퓨터 50만주 △델컴퓨터 92만5천주 등 모두 2백45만4천여주에 이른다. 전체 상장주식수의 1.62%에 달하는 물량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7년 이후 자금조달과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인텔 및 애플컴퓨터에 각각 1억달러,델컴퓨터에 2억달러 등 모두 3억달러 어치의 CB를 발행했었다. 이중 인텔에 발행한 CB의 전환가격은 10만8천4백65원으로 가장 싸다. 애플과 델이 보유한 CB의 전환가격은 21만9천50원과 26만원이다. 한 반도체전문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협상 결렬 여파로 D램 가격과 삼성전자 주가가 동반 급락하자 차익실현 차원에서 해외CB가 전환청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