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테러사태에 따른 대폭락 충격에서 일단 벗어났다. 1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01포인트 급등한 491.61로 장을 출발했고 코스닥지수는 약보합에 머물고 있지만 급락세는 중단됐다. 이날 증시 반등은 유럽 등 해외증시가 안정을 찾았고 전날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모두 추가 급락위험에서는 벗어났지만 지수는 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채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체력부족으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번 사태로 IT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돼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증시 폭락 충격서 탈출 미국 주요도시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테러사태의 충격으로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던 세계 증시가 하루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유럽증시는 전날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사태수습을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와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며 반등했다. 테러 당일 5.7%나 급락했던 런던 FTSE 100지수는 2.87% 상승했고 프랑크푸르트DAX 30지수는 장 초반 3% 하락에서 반등, 1.44% 오른채 마감됐다. 또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던 남미에서도 브라질 BEVESPA 지수가 2.64%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증시 뿐 아니라 아시아의 일본 닛케이 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이날 오후 1% 미만의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 증시는 이틀째 문을 닫았으며 개장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 증시에 이번 사태의 영향이 반영될 기회가 없었던만큼 매매가 재개되면 일단 크게 하락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굿모닝증권 홍성태 투자분석부 부장은 "미 증시가 그동안의 충격을 일시에 반영해 큰 폭 하락세로 출발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금리인하 등의 조치로 곧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증시 반발매수로 반등 국내 증시도 해외와 마찬가지로 혼란과 불안의 `패닉'상태에서 벗어나 심리적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전날 장 마감때까지도 하한가 잔량이 잔뜩 쌓여있었던 탓에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많았으나 지수는 대폭락 하루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거래소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과 개인의 대규모 매수와 프로그램 매도 물량의 공방 속에 오후 1시37분 현재 16포인트 넘게 상승, 492.18을 나타내고 있다. 개인들이 저가주 공략을 통해 전날의 손실만회에 나서면서 건설주가 7% 넘게 오르는 등 개인선호주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유럽 증시 상승과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반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또 전날 아시아시장에서 가장 하락폭이 클 정도로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던반작용으로 우량종목에 대한 저가매수세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신한증권 리서치센터 정의석 부장은 "유럽증시가 안정되고 투자심리가 진정되면서 급락 후 기술적 반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전날 과민반응처럼 오늘 상승세도 지나친 감이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장중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오후 현재 전날보다 0.53포인트 하락한 54.11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거래소 저가주에 몰리면서 코스닥시장으로 돈이 유입되지않는데다 IT기업들이 이번 사태로 부정적 영향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방향성 없는 혼조장세 전망 일단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번 사태 처리방향이 명확해질때까지는 50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급락세는 진정됐지만 정세전망이 불투명하고 아직 이번 사태 이후의 경제상황에대한 제대로된 분석과 예측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상승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다. 굿모닝증권 홍 부장은 "상황이 불확실한 탓에 관망세가 유지되면서 지수는 현수준인 490대 근처에서 오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증권 정 부장도 "이번 사태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사태추이를 전망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스권이 500선 중심으로 내려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반등세가 강하게 이어지기 어렵다"면서 "500선 근처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더라도 지난 1월과 4월같은 유동성 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신성호 투자전략부장은 "금리인하가 반짝 이벤트 이상 큰 효과를 내려면 경기가 진짜 바닥이어야 하는데 아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 팀장도 "테러이후 세계증시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반등했지만이는 심리적 요인에 불과하다"면서 "지수가 520선까지 상승하는 모멘텀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들은 돈이 몰리지않는 코스닥시장이 거래소보다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데의견을 같이했다. 신한증권 정 부장은 "코스닥시장은 체력부족으로 반등이 미약하고 이번 사태로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IT주가 많아 전저점인 50선 근처까지 추가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