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줄자가 있다. 어떤 때는 느슨하게 풀어져 넉넉한 인심을 자랑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 손님이 바뀌면 바짝 당겨져 팽팽해진다. 줄자는 분명 절대 길이를 갖고 있지만 미세한 밀고당김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이 간혹 착시현상에 빠져들기 때문에 절대 길이가 존재하기 어렵다. 주식시장도 착시현상이 또다른 착시현상을 낳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거래소시장은 삼성전자의 둔갑술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는 날은 삼성전자는 물론 종합주가지수도 상승세를 지킨다. 그 반대의 경우에는 질겁을 하며 '팔자'가 이어진다.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평가가 줄자처럼 늘어지면 지수에는 부담이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