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 교보증권 SBS 등 코스닥등록업체 20여개사가 증권거래소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업체인 한국통신프리텔을 비롯 국민카드 SBS 교보증권 등 시가총액 상위업체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코스닥시장과 증권거래소의 시장규모 등 위상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될 전망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또는 내년에 신규상장 방식으로 증권거래소로 이전을 추진중인 코스닥 등록업체는 시가총액 20위권내에 있는 7개사를 포함,모두 20여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연내 이전을 준비중인 곳은 웅진코웨이(4월중으로 예상) SBS 모아텍 필룩스(이상 상반기) 국민카드 교보증권(하반기) 등이다.

국민카드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후 국민은행의 지분 74%중 4%를 처분한뒤 시장소속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교보증권은 자산가치를 액면가의 1.5배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거래소 상장요건을 오는 8월께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반기 실적보고서를 토대로 심사를 받아 오는 11월께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한솔엠닷컴을 흡수합병할 한국통신프리텔은 내년에 이전할 계획이며 주성엔지니어링 에이스테크놀로지 등도 올하반기 또는 내년중 이전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밖에 지난 10일 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한 LG석유화학처럼 코스닥등록을 준비했다가 거래소로 방향을 바꾸려는 업체들도 있다.

등록업체들이 이같이 거래소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는 13~14위 증권사이면서도 주가는 최하위인 교보증권과 PER(주가수익비율)가 3에도 못미치는 웅진코웨이 경우처럼 실적이 좋은데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불만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대형등록업체의 경우 코스닥시장의 신뢰도 추락으로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회사 이미지가 오히려 나빠지는 부작용이 있는데다 주가변동이 큰 코스닥종목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외국인투자자들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SBS의 경우 외국인들이 방송대표주로 평가,투자에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이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 등에서 투자적격시장으로 인정하는 ''지정시장''이 아니어서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충과 불만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은 또 시가총액 비중이 큰 등록기업의 경우에는 주식을 사거나 팔때 코스닥지수와 거래량의 변동폭이 너무 커진다며 해당업체에 증권거래소로 이전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이전비용은 유가증권 분석 보고서 작성에 들어가는 5천만원 정도이며 주가는 코스닥시장가격이 그대로 적용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을 추진중인 업체는 시가총액비중이 큰 대형 등록업체와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중견업체가 대부분"이라면서 "기업탐방 결과 올해 20개사 정도가 신규상장을 통해 이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옮긴 회사는 한국내화 한곳 뿐이었다.

지난 99년에는 현대중공업 기라정보통신 나자인 한세실업 대원제약 등이 거래소로 이전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