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신보험기금 국민연금 공무원연금기금 사학연금 등 4대 연기금이 투신운용사를 통한 주식투자를 다음주초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러나 투신사의 주식·채권 매수여력을 높이기 위해 9일까지 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 7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정부의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다.

9일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우체국보험이 오는 12∼13일 중 8천억원을 투신사 연기금 전용펀드에 가입할 방침"이라며 "연기금전용펀드는 주식편입비율이 75%에 달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6천억원의 주식매수 수요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증시안정대책에서 밝혔듯이 연기금은 오는 6월말까지 2조2천억원을 투신사 펀드에 넣거나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데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앞서 사학연금은 이날 5백억원어치 연기금전용펀드의 설정을 마치고 주식매수에 들어갔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연기금전용펀드에 투자할 여력은 2천억원 정도 남아 있다"며 "간접투자 외에 이달중 4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시장에서 직접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주요 매수대상은 내재가치가 뒷받침되는 종목중에 주가가 많이 하락한 종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투신사의 주식매수여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은 지연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김진표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지난 4일 열린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이날까지 서울보증에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아무런 논의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재 예보채 매각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내부 조율작업을 거치고 있는 만큼 이달내에는 자금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채권시장 상황을 볼 때 투신사에 현금이 아니라 예보채 현물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보채 금리를 몇%로 할지에 대해 투신사들과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자금투입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명수·김인식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