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움직임만 보고 있으면 된다"

외환시장 관계자가 중시하는 최근 달러/원 환율전망 지표는 바로 이것 하나다.

달러/엔 환율의 드라마틱한 움직임이 달러/원 환율의 행동반경을 결정짓는 양상은 다음주에도 계속 될 것이라고 시장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율을 둘러싼 외부악재는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심리적 위축 강도는 더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주 환율은 미국 증시, 아시아통화 흐름 등의 외부요인과 함께 국내 증시, 현대문제 등의 내부요인이 호전되지 않는 한 상승기조가 꺾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거래범위는 1,250∼1,280원으로 넓게 전망됐다.

·환율상승요인 : 달러/엔 상승세 지속, 미국 및 국내증시 약세, 아시아 통화약세, 현대문제 부상

·환율하락요인 : 달러/엔 하락, 국내외 증시 강세반전, 고점 인식 업체네고물량


◆엔화환율 변동성에 ''주목''

이번주 환율은 지난 9일 1,268.80원에 마감, 1,270원 아래로 내려섰다. 고점은 1,279원, 저점은 1,262원으로 한주간 변동폭은 17원이었다.

대체로 장중 등락이 달러/엔 환율 변동에 따라 심했으나 1,260∼1,270원대의 일정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달러/엔 환율도 120엔 돌파여부에 최대 관심이 모아졌으나 안착하는데는 실패하고 119엔대를 가장 편하게 여겼다.

시장참가자들은 여전히 달러/엔 상승(엔화약세)기조는 유효하며 달러/원의 연결고리도 견고해 환율상승이 예상되는 ''어려운'' 한 주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지난 1월 15일 달러/엔 환율이 119엔을 기록했을 때 달러/원 환율이 1,285.80원에 마감됐으나 이번주 120엔을 찍었음에도 달러/원 환율은 1,279원이 고점이었다. 그래서 달러당 1,300원은 달러/엔 환율이 125엔이나 가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125엔, 더나아가 130엔 고지 달성을 전망하고 있으나 최근 일본 외환당국 담당자의 한마디 한마디 진의와 해석여부를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 이는 변동성을 확대시켜 예측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저점을 높여가면서 조금씩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바닥권은 탄탄해보인다.

한 딜러는 "달러/엔이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승하면 1,280원 이상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현재로선 달러/엔의 변동성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면서 "125엔을 테스트하게 되면 이번주 고점인 1,279원에 이어 1,280원 이상으로 올라서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은 긴급경기부양대책, 모리총리 사임여부, 국내총생산(GDP) 발표 등에 영향을 받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환율상승 요인이 더 많다

일본경제와 엔화에 대한 일 외환당국자의 발언은 엔화약세가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세계경제를 견인하는 한 축인 일본경제는 최근 ''3월 금융대란설'' ''재정붕괴설'' 등으로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엔은 뚜렷하게 달러/원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기타 여건들도 환율상승을 가로막는데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9일 미 나스닥지수가 2,000대로 근접하면서 지수 2,000선 붕괴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증시의 치명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게 될 경우 자연히 환율도 이에 연동해 상승할 것이다.

또 아시아통화의 동반 약세도 환율상승에 가세하는 추세다. 전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지난 98년 10월이후 달러당 10,000루피아를 돌파, 29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아시아통화는 다시 홍역을 앓고 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업체들도 국내외 혼란으로 인해 보유달러를 서둘러 팔지 않는 등 환율 하락을 이끌만한 요인은 그다지 없다"면서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고 조그만 악재에도 환율은 쉽게 변동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