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비즈니스는 통역이 필요 없고 근로자의 손재주가 뛰어나 이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북한에서의 임가공을 점차 늘릴 계획입니다"

이달 하순 방북하는 김영수(61) 전자공업협동조합 이사장(케드콤 회장)은 대북 비즈니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극동음향 기라정보통신 한국코아 등 조합원사의 임원 8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다.

김 이사장은 지난 1997년에도 방북한 적이 있다.

12일동안 머물며 평양 등지를 둘러봤다.

현재는 평양 대동강공장에서 임가공을 하는 조합원사들의 남측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평양 동쪽 대동강변에 있는 대동강공장은 5층짜리 건물로 연건평 4천평 규모.

"처음에는 불량률이 5%에 이를 정도로 높았지요. 하지만 한두번 설명하니 그대로 이행하더군요. 지금은 불량률이 1% 이내로 낮아졌습니다"

이 정도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중국 근로자들과 비교할 때 숙련시키는 기간이 절반에 불과하다는 것.무엇보다도 말이 통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북한의 경우 대외비즈니스를 하는 공장은 배급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근로자들이 정성껏 일할 수밖에 없는 것도 품질수준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자업체들은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북측이 원할 경우 기자재도 들여보내서 커넥터 음향장치 등 전자부품을 가공하고 있습니다. 부품가공시 가장 중요한 게 납땜인데 이 분야의 숙련도는 이제 놀라울 정도이지요"

대금 결제는 무환방식을 이용한다.

원자재를 보낸 뒤 임가공을 거쳐 완제품을 받는다.

1주일내 검사를 거쳐 합격품 비율에 해당하는 가공임을 지정된 은행으로 송금하는 형식이다.

송금지는 홍콩 싱가포르 중국은행이며 현금으로 보낸다.

신용장이나 환어음은 사용되지 않는다.

양측이 신뢰하는 가운데 비즈니스를 하는 셈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물류비와 사회간접자본 부족이지요"

그는 인천과 진남포를 잇는 배편이 부정기적으로 다녀 배삯이 비싸다며 이를 정기선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작업중에 전기가 끊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고 주파수도 달라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래서 대동강공장에 자가발전기 정전압장치 등 각종 시설을 갖춰놓았다.

"남북경협이 더욱 활발해지려면 북한의 사회간접시설 확충을 돕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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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

남북정상회담 기획특집(53~60면) 일부 기사중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일자가 13일이 아닌 12일로 잘못 명기됐기에 바로잡습니다.

정부 발표 이전에 기획특집을 사전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이오니 독자 여러분들의 깊은 이해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