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대우증권의 주인 찾아주기에 나섰다.

대우증권이 최근 유상증자에 실패할 위기에 놓이자 실권주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특정기업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대우증권 인수후보로는 SK그룹 제일제당그룹 롯데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11일 "대우증권과 서울투신 처리문제를 놓고 그동안 고심해 왔으나 대우증권의 유상증자 실시과정에서 인수자를 확정하는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데 드는 자금은 유상증자 실권주를 인수할 때 드는 돈과 서울투신운용을 통해 대우그룹을 지원한 연계콜을 해소하는 데 들어가는 자금을 합쳐 5천억~6천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빠른 시일내 대우증권의 처리방안을 확정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대량실권이 발생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제3자배정을 받은 기업이 최대주주가 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의 이같은 방침은 대우증권의 최고경영자를 바꿔 주가를 높인 뒤 서울투신운용과 함께 천천히 매각하겠다는 종전 방침에서 크게 선회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SK그룹은 보유중인 SK텔레콤의 주가상승으로 자금여력이 많아 유력한 인수후보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대우증권 손복조 상무는 "제3자 배정 의결은 이사회 결의사항이지만 인수기업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증권업계에서는 어느 그룹이 대우증권의 실권주를 인수하더라도 서울투신과 연계된 대우그룹 지원 콜자금의 처리문제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35%의 유상증자를 실시,자본금을 6천73억원에서 8천억여원으로 늘리기로 했으나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해 증자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형편이다.

최명수 기자 ma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