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 < 동원경제연구소 과장 >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단기 저점을 기록한 옥수수와 소맥의 국제가격은 두달만인 8월에
각각 10.2%와 8.7% 상승했다.

그간 높은 가격을 유지한 대두만이 동기간중 2.0% 하락하였을뿐 원당도
5.0% 올랐다.

9월에는 파종기를 앞두고 소폭 하락세를 보여 옥수수 소맥 대두 원당은
각각 t당 1백35달러 1백76달러 2백85달러 3백11달러를 기록중이다.

곡물가격은 95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당시 기상이변에 따른 수확량 감소와 곡물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거대
수입국으로 전락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이후 곡물가격이 급락, 올해 6월에는 주요 원재료인
옥수수와 소맥이 작년 5월대비 각각 34.9%와 44.5% 하락하였다.

이는 미국 등 주요 곡물생산국들의 경작면적 확대와 중국의 수출재개
때문이다.

올해 말부터 중장기적으로 국제 곡물가격은 점진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

이는 지난 여름 이후 엘니뇨 발생에 따라 곡물 생산량이 당초 예상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도 다시 수입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곡물 생산량과 재고수준을 감안할때 향후 옥수수의 상대적인 강세가 전망
된다.

국내 식료업은 제조원가중 원재료비의 비중이 70%이상으로 매우 높다.

95년 하반기 이후의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 판매
가격이 계속 인상됐다.

그러나 현재 곡물가격이 상승 이전 수준으로 회귀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업체의 판매가격만 인상된 셈이다.

물론 환율 상승에 따른 수지 악화요인이 있으나 곡물가격 하락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향후 곡물가격의 상승 예상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곡물가격 수준은 저점
수준이며 상승폭도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곡물가격이 통상 3~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제조업체의 원가에
계상되는 점과 작년중 실시한 가격인상의 본격 반영을 감안할 경우 금년
하반기부터 식료업체의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곡물가격 하락의 수혜업체는 원재료 투입비중이 높은 곡물가공업체
이다.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옥수수를 주요 원재료로 하는 배합사료와 전분당
업체는 낮은 곡물가격이 제조원가에 반영되므로 수익성 개선이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는 배합사료 1위업체인 우성사료, 최대의 곡물가공업체인 제일제당,
전분당업체인 삼양제넥스 등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며 장기적으로는 대두
가공업체인 신동방도 대두가격 하향안정의 수혜가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