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금기금이 주식투자로 굴리고 있는 돈은 1.6%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주식투자비중 26~80%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연금기금 자산의 54%가 은행이자 보다 낮은 공공자금으로 투입되고 있는
데다 기금관리 기본법과 내부자산 운용지침에서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증권업계가 83개 국내 연금기금의 자산운용 실태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95년말 현재 연기금 총자산은 79조원에 이르고 있으나 이중 주식으로
운용되고 있는 자금은 1조2,850억원으로 1.6%에 지나지 않고 있다.

83개 연금기금 가운데 주식투자를 할수 있는 있는 연금기금도 7개에 지나지
않고 있다.

이중 3대 연금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은 국민연금이 5.1%, 공무원연금이
7.9%, 사학연금이 7.2%에 그치고 있다.

이들 3대 연금기금의 경우 총 자산의 54%가 정부 재정자금 등 부족한 공공
자금을 메우는데 투입되고 있어 채권을 포함한 금융자산 운용비율은 33.5%에
머물고 있다.

또 9조9,850억원의 자산을 굴리고 있는 9개 공제회의 주식자산 규모도
9.2%인 9,210억원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연기금과 공제회의 주식투자 비중은 국내 은행의 11.2%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체 연금기금 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투자 비중이 영국 80%, 미국 48%,
일본 26%인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다.

따라서 자금시장 관계자들은 "연금기금의 설립 취지를 살리는 한편으로
시중금리 하향안정을 통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기관투자자 육성을 위해서도 연금기금의 자산운용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허정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