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은행 보험 투신사등 8백15개 기관투자가들에게 무료로 설치해준
증권정보단말기(총 1천7백85대)의 철수시한이 오는 16일로 임박한 가운데
은행을 비롯한 일부 기관들이 약정을 무기로 증권사들에게 "배반"을 종용해
말썽.

특히 6대 시중은행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단말기를 철수하지 말 것을 요구
하고 끝내 떼어갈 경우 주식거래를 끊고 약정을 계열증권사나 외국증권사
에게만 주겠다는 위협까지 서슴치 않는다는 것.

은행들은 또 몇몇 증권사에 대해 단말기를 철수하자는 증협 결의에서 이탈
하는 선두주자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이처럼 기관투자자들이
각개격파작전까지 시도하자 증권사들은 "해도 너무한다"며 상당히 불쾌한
표정.

이미 증협측에 단말기 철수보류를 요청한 보험사중 K생명이 최근 "단말기
철수시 주문계좌를 끊겠다"고 나서는등 다른 보험사도 은행측의 이같은
공세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요즘 증권사 법인영업부관계자들은 초긴장
상태.

한편 증협은 최근 사장단모임에서 "이번에 밀리면 영원히 밀릴수 밖에
없다"며 기관들에게 무료제공한 정보문의단말기의 철수강행 방침을 재확인
하기도 해 증권사와 기관들간의 막판 힘겨루기가 큰 관심거리로 등장.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