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화시장 트렌드는 ‘입소문’ ‘팬덤’ ‘20대’ 등 세 가지 키워드로 나타났고 내년에는 ‘헤비 유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이 떠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승원 CJ CGV 마케팅 담당은 6일 서울 이촌동 용산CGV에서 열린 CGV미디어포럼에서 ‘2018년 영화산업 결산 및 2019년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국내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기 전 찾아보는 정보가 평균 3.7개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가 어리고 연 5회 미만 관람하는 ‘라이트 유저’일수록 자신이 볼 영화의 정보를 탐색하려는 성향이 강했다. 특히 일반인의 관람평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아 부정적 바이럴(입소문)에 의한 관람 포기율이 약 33%로 나타났다. CGV가 지난 10월 회원 108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극장 팬덤도 새로운 트렌드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팬덤이 만들어낸 히트작이다. 싱어롱 버전으로 시작된 ‘떼창’은 춤과 야광봉이 어우러진 콘서트장 또는 프레디 머큐리 코스프레의 장으로 관객에 의해 변형되면서 자가 발전했다. 특수관 팬덤은 삼면(三面) 스크린으로 펼쳐지는 스크린X와 만나 시너지를 냈다. 11월 한 달간 CGV에서 ‘보헤미안 랩소디’의 2D 일반 좌석 점유율은 주말 기준 47%였던 데 비해 스크린X는 61.3%로 훨씬 높았다.

이 담당은 “극장 팬덤은 하반기 국내 영화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특별한 현상”이라며 “음악 영화거나 스크린X, 4DX 등 첨단 상영기술을 접목한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20대 관람객의 증가세도 뚜렷했다. 올해는 25~29세 관람객 비중이 2013년 18%에서 22%로 4%포인트 뛰었다. 20대 관객은 여가산업, 특히 영화산업에서 핵심 고객이란 점에서 업계는 반기고 있다. 3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 ‘완벽한 타인’ ‘암수살인’ ‘탐정:리턴즈’ ‘독전’ ‘마녀’ 등은 20대 비중이 40%를 넘었다.

내년에는 연 14회 이상 극장을 방문하는 ‘헤비 유저’가 증가하고 워라밸 확산 분위기로 야간 관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담당은 “헤비 유저는 증가세에 들어서 올해에만 전체의 27%를 넘었다”며 “내년에는 ‘캡틴 마블’ ‘어벤져스4’ ‘킹스맨3’ ‘겨울왕국2’ ‘서복’ ‘남산의 부장들’ 등 다수 기대작이 헤비 유저를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돼 관람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52시간 근로에 따른 워라밸 트렌드로 관람객 증가도 기대됐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