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탐정' 권상우… 스크린서 끝까지 뛴다
“3년 전 ‘탐정: 더 비기닝’이 개봉했을 때 크게 주목받지 못했어요. 개봉 첫날 관람객 수도 5만 명을 겨우 넘겼죠. 결과적으로는 손익분기점도 넘고 소소하게 흥행했지만, 사실 속편이 나오지 않아도 무방한 영화였죠. 하하.”

전편에 이어 오는 13일 개봉하는 ‘탐정: 리턴즈’로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는 배우 권상우의 말이다. 권상우는 “제작사도 그렇고 배우들도 뭔가 통했던 것 같다”며 “그때 열심히 한 덕분에 속편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이 됐고, 이렇게 ‘탐정: 리턴즈’를 선보일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권상우는 극 중 탐정사무소를 차린 전직 만화방 주인 강대만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단지 보드(상황판) 앞에서 추리만 하는 영화였다면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탐정’ 시리즈에는 제가 공감하는 지점이 확실히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애환이 이 시리즈에 묻어난다는 거예요. 강대만이나 노태수(성동일) 등 어딘가 좀 부족한 오합지졸 캐릭터들이 큰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요소가 많이 생기죠. 나중에는 왠지 모를 희열까지 느끼게 하는 영화인 것 같아요.”

권상우는 전편 ‘탐정: 더 비기닝’에서 호흡을 맞췄던 성동일과 다시 한번 코믹 콤비로 만났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면서 사건을 수사해가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중년의 브로맨스’를 선보인 것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많지만 코믹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많지 않아요. 성동일 선배는 정극 연기와 코믹 연기 둘 다 잘하는 배우라 더욱 존경하게 됐습니다. 선배와 호흡을 맞추면서 저도 좀 더 자연스럽게 코믹 연기를 할 수 있었고, 시너지가 잘 나왔어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 조금 걸렸던 부분도 둘이 연기하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었죠.”

국내 영화계에서 시리즈물은 매우 드물다. 전편의 인기가 속편으로 이어질 것이란 보장이 없고, 속편의 흥행 성적이 전편보다 부진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탐정: 리턴즈’는 시사회 이후 호평이 이어져 3편이 제작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권상우도 시리즈물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탐정’ 시리즈도 ‘아이언맨’ 시리즈처럼 중장년층이 돼서도 쭉 같이 갈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로 만들 수 있는 사건은 무궁무진하고 캐릭터도 재밌기 때문에 힘닿는 데까지 하고 싶습니다. 성동일 선배와도 각자 연기 활동을 하다가 몇 년에 한 번씩 꼭 탐정 시리즈로 만나서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돌아온 '탐정' 권상우… 스크린서 끝까지 뛴다
지난 4월 종영한 KBS2 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즌2’부터 ‘탐정: 리턴즈’까지 최근 권상우는 로맨스와 코미디 장르에서 맹활약 중이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장르에만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코믹, 멜로, 액션 등을 두루 선보일 계획입니다. 송강호 선배처럼 연기의 신이 될 수는 없겠지만, 여러 장르에서 유연하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영화 ‘두번 할까요?’에는 로맨스 요소가 많기 때문에 좀 더 젊은 권상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영화 ‘귀수’에선 오랫동안 묵혀뒀던 액션도 선보일 예정이고요.”

권상우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계획을 일찌감치 세워뒀다. 그는 잠시 뜸했던 스크린 활동에 좀 더 집중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영화가 좋아서 배우가 하고 싶었고, 영화로 데뷔했으니까 스크린이 고향 같아요. 그동안 드라마도 찍고 해외 활동도 하다 보니 영화계에서 소외당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년 초까지는 쉬지 않고 영화에 올인할 계획이에요. ‘탐정: 리턴즈’를 시작으로 스크린에서 부활하는 권상우를 보게 될 겁니다. 제2의 하정우·정우성이 될 수 있도록 스크린에서 열심히 뛰어다닐 생각이에요.”

글=이은진/사진=이승현 한경텐아시아 기자 dms3573@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