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대학생들에게는 여름방학이 낭만이 아니라,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지옥같은 기간이 되고 있다.

'88만원 세대'는 1988년을 전후해서 태어난 현재의 20대 중 95%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 아래, 비정규직 평균임금 119만원에 20대 급여의 평균비율 74%를 곱한 88만원을 평균 월수입으로 얻게 된다는 데에서 나온 용어다. 책 '88만원 세대'(우석훈, 박권일 저)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88만원 세대' 대학생들은 여름방학 하면 더이상 기성세대처럼 휴가나 여행 등의 낭만을 떠올리지 않는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무려 73%의 학생들이 여름 방학 계획으로 용돈이나 등록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를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SBS '뉴스추적'이 등록금 때문에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대학생들의 여름방학 아르바이트 실태를 취재했다.

대학생 이원호(23세) 군은 지난 5월 전남의 한 공사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발을 헛디뎌 추락사했다. 등록금 때문에 4대 독자를 공사현장으로 내몰았다고 자책하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한다.

또한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요즘, 유흥업소의 유혹에 빠지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유흥업소 취재를 통해 만난 21살 여대생 미혜(가명) 씨는 등록금 마련을 위해 사흘 전 룸살롱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미혜씨는 월수입 1,000만 원의 유혹에 유흥업소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고백했다. 최근에는 노래방에서 도우미 아르바이트를 하는 남학생들도 늘었다.

유흥업소에서 막노동, 뱃일까지 등록금 마련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고달픈 여름방학을 담은 '뉴스추적'은 15일 밤 방송된다.

뉴스팀 오유진 인턴 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