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 반 산트 감독의 '코끼리(Elephant)'가 25일(현지시간) 폐막된 제5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코끼리'는 미국의 교내 총기난사 사건 및 학원 폭력을 다룬 작품으로 19편의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최고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에서 배우가 아닌 실제 학생들을 출연시켜 현실감을 높인 반 산트 감독은 지난 94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펄프 픽션' 이래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차지한 미국 감독이 됐다. 터키 출신 누리 빌지 세일란 감독의 '먼'은 2위 상인 대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도시 생활의 고독과 허무를 주제로 한 '먼'은 두 주인공인 무자페르 오즈미르와 메흐멧 에민 토프락이 남우주연상에 공동 선정됐으나 토프락은 최근 교통사고로 숨졌다. 데니스 아캔드 감독의 '외적의 침입'은 각본상을 받았고 이 영화에 마약 공급자로 출연한 마리 호세크로즈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이란 출신의 젊은 여성감독으로 칸 영화제에 세번째로 초청된 사미라 마흐말바프 감독(23)의 '오후 5시'가 수상했다. 최우수 단편영화상은 호주 출신 글랜딘 아이빈 감독의 '크래커 백'에,신인감독상은 덴마크 출신 크리스토퍼 보에의 '재건'에 각각 돌아갔다.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 경제침체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참가 인원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3만여명에 그쳤다. 지난해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았던 한국은 이번에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받지 못했으며 신상옥 감독의 '상록수'와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각각 회고전과 비평가 주간에 초대받아 상영됐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